신용대출 증가세 주춤…머니무브 가능성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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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2월 21일 12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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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은행 대출 창구 모습. 뉴스1 DB
서울의 한 은행 대출 창구 모습. 뉴스1 DB
신용대출 증가세가 주춤하는 모양새다. 연말연시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여파로 고공행진을 벌였던 신용대출 잔고가 2월 들어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친 것이다.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조이기 방침에 따른 은행권의 대출 축소 기조에 맞물려 활황이던 주식시장도 박스권에서 횡보하고 대어급 기업공개(IPO)도 없어 투자자들이 잠시 숨 고르기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머니무브(돈의 이동)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18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주요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35조417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 말(135조2400억원)과 비교해 3주 동안(12영업일) 1774억원 증가했다.

지난 1월 한 달 동안 신용대출 잔액이 전년 말 대비 1조5792억원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이달 신용대출 증가세는 저조한 수준이다.

은행권에선 신용대출 증가세가 꺾인 배경으로 금융당국의 강력한 신용대출 규제 등을 꼽는다. 정부가 신용대출 관리에 나서면서 주요 은행은 대출 한도를 대폭 낮추거나 금리를 높인 상태다.

현재의 증시 상황 역시 신용대출 감소의 주요인이다. 지난 19일 코스피 지수는 3107.62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사상 최고 행진 후 조정기에 들어가면서 개인투자자들 역시 관망세를 보인다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이에 개인투자자들의 순매도 규모도 줄었다. 지난 19일까지 코스피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9조232억원이었는데 지난달(26조4778억원)과 비교해 7조4546억원 급감했다.

최근 대어급 IPO가 실종된 점도 신용대출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SK바이오팜 이후 빅히트, 카카오게임즈 등이 상장하면서 공모주 투자에 대한 기대심리가 한껏 높아졌는데 2월에는 대어급 IPO가 보이지 않고 있다. 물론 IPO가 없지는 않았다. 이달 들어서도 오로스테크놀로지, 유일에너테크 등 2차 전지 설비와 반도체 공정 관련 기업들이 IPO 일반 청약에 나섰다. 그렇지만 지난해 하반기 대어급보다는 규모가 크지 않다.

신용대출 증가세가 지난달보다 줄었지만 머니무브는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금융당국이 오는 3월 가계부채 대책을 발표할 계획인데 주식시장 역시 활황으로 전환되면 신용대출은 언제든지 급증할 가능성도 있다.

마이너스통장(마통) 신규 개설 흐름도 여전해 대출 절벽을 피해 우회로를 확보하려는 가수요도 여전하다. 18일 기준으로 이달 5대 주요 은행에서 개설된 마통 계좌는 2만5398개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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