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출신 교수 “램지어 논문, 추한 모습 다시 고개 드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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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2월 18일 10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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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교수(하버드대 홈페이지 갈무리)
존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교수(하버드대 홈페이지 갈무리)
미국 하버드대 석·박사 출신 한국학 전문가가 최근 위안부는 매춘이라는 내용의 논문을 작성한 하버드 로스쿨의 존 마크 램지어 교수를 비판했다.

18일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에 따르면 마크 피터슨 브리검영 대학 명예교수는 전날 정부 대표 다국어포털 ‘코리아넷’에 칼럼을 기고해 “(램지어 교수의 위안부 비하 논문은) 2차 세계 대전 당시 행위를 두둔하는 일본의 추한 모습이 2021년에도 다시 한번 고개를 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램지어 교수는 최근 위안부 피해자를 ‘자발적 매춘부’로 묘사한 논문을 발표했다. 하버드대는 ‘학문의 자유(Academic freedom)’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대해 피터슨 교수는 “램지어 교수 논문의 문제점은 피해자들이 어떻게 강제로 또는 속아서 위안부가 됐는지에 대해서는 비중 있게 다루지 않았고 변호사들만 읽을 수 있는 법적인 주제로만 국한시켰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논문은 국가가 허가한 유곽에서 이뤄진 매춘에 관한 법적인 문제에 대해서만 논하고 있다”며 “법적인 문제 외에는 위안부에 대해 포괄적으로 논하려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전시에 저지른 여성 착취 범죄 상황 전반에 대해서는 논하고자 하지 않는다”면서 “잠시 쉬었다는 이유로, 병을 옮기거나 임신을 했다는 이유로 위안부들을 난폭하게 때리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위안소의 잔인한 면은 ‘위험하다’ 정도로 적힌 것이 전부”라고 꼬집었다.

또 피터슨 교수는 일제가 저지른 난징대학살을 지적하면서 “일본군은 전투를 치른 뒤 여자들을 강간하고 사람들을 죽이며 난동을 부렸다”며 “일본 정부가 자국 병사들의 성욕 해소를 위한 수단으로 위안소 운영을 강화하게 됐다”고 밝혔다.


피터슨 교수는 “법학자는 전쟁 시의 법적인 문제에 대해 다룰 수 있다”면서도 “문제를 단편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굉장한 폐해를 낳고 있다. 그의 논문은 일본에 대한 한국의 오랜 반감, 불신, 증오에 불을 질렀다”고 비판했다.

피터슨 교수는 램지어 교수가 일본에서 유소년 시절을 보냈고 2년 전 일본 정부 훈장인 ‘욱일장’을 받은 것을 지적하기도 했다. 피터슨 교수는 “그는 일본 사람이 아니지만 어느 누구보다 열심히 일본을 대내외적으로 홍보해 왔다”며 “이번에는 하버드 법대에서 나온 논문으로 일본의 입장을 두둔하며 다시 한국의 상처에 소금을 뿌렸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의 행태와 관련해서는 “위안부 문제를 부정하는 입장을 고집해왔으며 매번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딱지를 떼어내 버린다”며 “일본은 전범국가로서 보여야 할 사죄와 동정과는 멀찍이 거리를 두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피터슨 교수는 “과연 언제쯤 일본과 일본을 대표하는 모든 이들이 20세기 초 자국이 저지른 전범행위에 대한 정당화를 중단하고 ‘미안하다’고 말할까”라고 했다.

피터슨 교수는 1987년 하버드 대학에서 동양학 박사 학위를 받고 브리검영 대학에서 30년 이상 한국학을 가르쳤다. 2018년 은퇴 후 ‘우물 밖 개구리(The Frog Outside the Well)’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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