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빈 생산장’ 中 이항 주가 62% 폭락…6000억원 물린 서학개미들 멘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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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2월 17일 11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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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정보 업체 울프팩리서치가 ‘주가가 폭등한 이항은 추락하고 불타 없어질 운명’(EHang: A Stock Promotion Destined to Crash and Burn)이라는 제목의 33쪽 분량 리포트를 내놓으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울프팩이 확인한 이항은 드론 생산을 위한 기초적인 생산라인도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 울프팩리서치 리포트 내용 캡처
글로벌 투자정보 업체 울프팩리서치가 ‘주가가 폭등한 이항은 추락하고 불타 없어질 운명’(EHang: A Stock Promotion Destined to Crash and Burn)이라는 제목의 33쪽 분량 리포트를 내놓으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울프팩이 확인한 이항은 드론 생산을 위한 기초적인 생산라인도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 울프팩리서치 리포트 내용 캡처
중국 드론 업체인 이항(eHang)의 주가가 하루사이 60% 넘게 주저앉았다. 가짜계약 등으로 주가를 부풀렸다는 내용의 공매도 리포트가 발행되면서다.

이항 홀딩스 ADR은 16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77.49달러(-62.69%)나 떨어진 46.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항의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약 500% 올랐다. 21달러에서 리포트 발행 직전 129달러까지 올랐을 정도다.

하지만 글로벌 투자정보 업체 울프팩리서치가 ‘주가가 폭등한 이항은 추락하고 불타 없어질 운명’(EHang: A Stock Promotion Destined to Crash and Burn)이라는 제목의 33쪽 분량 리포트를 내놓으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울프팩리서치는 이항의 핵심 계약 상대인 상하이 쿤샹 인텔리전트 테크놀로지(이하 쿤샹)이 사실 실체가 없는 기업이라고 주장했다. 울프팩에 따르면, 쿤샹 홈페이지에 안내된 주소 3곳 중 1곳은 쿤샹과 관련 없는 호텔이었다. 다른 1곳은 쿤샹이 13층에 입주한 빌딩이었는데, 실제론 11층 규모 빌딩이였다.

또 울프팩은 이항이 드론 생산을 위한 기초적인 생산시설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생산과 관련된 시설을 확인할 수 없었고, 생산장도 텅 비어있는 수준이다는 것. 울프팩은 이항이 단순히 부품들을 조립해 출하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아울러 울프팩은 이항이 보도자료 영문판과 중문판에서 서로 엇갈린 주장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내놨다. 영문판에선 중국 규제당국에 의해 상업적 승인을 얻었다고 하는 반면, 중국판에선 미국·캐나다·유럽 규제당국의 상업적 승인을 받았다고 한다는 것이다.
서울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서 이항의 드론(EH216)이 사람 대신 80㎏의 쌀을 싣고 비행하는 모습
서울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서 이항의 드론(EH216)이 사람 대신 80㎏의 쌀을 싣고 비행하는 모습

이항은 우리나라와도 관련이 있다. 지난해 11월 서울시와 국토교통부가 쌀가마를 실은 ‘유인용 드론택시’를 여의도 하늘에 띄웠는데, 이때 투입된 드론이 이항의 기체 ‘EH216’이었다.

이항에 투자한 ‘서학개미(해외 주식 투자자)’도 많다. 서학개미들은 이항을 올해에만 9804만달러 순매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전날 기준 이항 주식보관금액만 5억4948만 달러로 미국 주식 중 보관규모 9위에 달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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