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토론…1대1 ‘맞수 토론’서 난타전 펼쳐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2월 16일 21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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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과 투쟁의 리더십으로 패스트트랙 법안은 통과되고 남은 건 23명 의원 기소였다”(국민의힘 오신환 후보)

“오 후보가 ‘공수처 반대’ 입장을 공개해 강제사보임이 되지 않았다면 헌정유린은 없었다.”(국민의힘 나경원 후보)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들이 16일 1대1로 맞붙은 ‘맞수 토론’에서 서로의 약점을 후벼파는 난타전이 벌어졌다. 국민의힘은 경선 흥행을 위해 대부분의 토론을 두 후보 간의 맞토론으로 진행하기로 하면서 후보들 간의 격한 논쟁이 잇따랐다.

1부 토론에서 오신환 후보와 나경원 후보(기호 순)는 20대 국회 시절 패스트트랙 사태 등을 놓고 책임 공방을 벌였다. 오 후보는 나 후보가 원내대표 시절 여당이 법안 처리를 밀어붙였지만 막지 못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코미디가 돼 버렸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가장 최악의 상황으로 통과됐다”며 “무조건 반대하고 강경하게 나간다고 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나 후보를 향해 “가장 오른쪽에 있는 분”이라며 중도층 지지 확장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나 후보는 “헌법과 법률을 유린하는 여당에 대해 지켜만 보고 있었어야 했느냐”면서 “조국 사태 때 온 국민이 광화문으로 나가는 국민의 흐름에 함께 했을 뿐”이라고 받아쳤다. 그러면서 당시 바른미래당 소속이었던 오 후보가 국회 사법개혁특위 위원으로 공수처법 반대 입장을 공개하면서 원내 지도부에 의해 사보임됐던 사실을 꼬집기도 했다.

나 후보는 오 후보가 진보 진영 인사를 영입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범죄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공약에 대해 “양성평등이 진보 진영의 전유물로 생각하는 것이냐”고 역공에 나섰다. 이에 대해 오 후보는 “시장이나 측근도 개입 못하도록 상대 진영의 인사로 감독하겠다는 취지를 잘못 이해했다”고 맞섰다.

2011년 서울시에서 시장과 정무부시장으로 함께 호흡을 맞췄던 오세훈 후보와 조은희 후보가 격돌한 2부 토론에서는 부동산 공급 문제를 놓고서 충돌을 했다. 조 후보가 “오 후보의 공약을 보면 박원순 전 시장 공급 물량과 별 차이가 없다”고 지적하자, 오 후보는 “내가 시장 시절 추진했던 마곡지구 개발 덕분에 박 전 시장 공급량이 늘어난 것”이라며 “착시 현상”이라고 받아쳤다.

두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에 대한 협공이 벌어기도 했다. 오 후보가 먼저 “박 후보가 공공주택 30만 채를 공급하겠다는 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조 후보는 “완전히 불가능한 얘기다. 장관을 했는데 이렇게 행정으로 모르나 안타깝다”고 맞장구쳤다. 이어 조 후보는 “박 후보가 콘텐츠가 없으니 무능한 문재인 정부 장관을 고문으로 영입했다”고 하자 오 후보가 “원래 본인 일에 자신 없는 분들이 과시하려고 영입에 나서는 것”이라고 발을 맞췄다.

토론이 끝난 뒤 당원과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ARS 투표 결과 1차 토론 승자는 나경원 후보와 오세훈 후보로 선정됐다. 국민의힘은 평가단을 구성해 맞수 토론 직후 승자를 발표하는 방식도 새롭게 도입했다. 이는 본경선 최종 승자를 가리는 3월 2, 3일 여론조사와 별개로 진행되며 본경선 결과에는 반영되지 않는 ‘흥행용 조사’다. 2차 ‘맞수 토론’은 19일 열린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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