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이낙연 10일 나란히 광주 간다…호남 민심 선점 의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2월 7일 21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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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왼쪽)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동아일보 DB
정세균 국무총리(왼쪽)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동아일보 DB
정세균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설 연휴 하루 전인 10일 나란히 광주를 찾아 설 민심 잡기에 나선다. 차기 대선을 앞두고 여권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호남 민심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다.

7일 총리실에 따르면 정 총리는 10일 광주시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한다. 오후에는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와 제1하수처리장 간 이원 중계로 열리는 ‘빛고을 에코 연료전지발전사업 착공식’에 참석한다. 광주의 대표적 전통시장인 양동시장과 ‘광주형 일자리’의 상징인 광주글로벌모터스 공장도 찾을 예정이다.

정 총리는 앞서 6일에는 고향인 전북 지역 내 싱크탱크 겸 지지자 모임인 ‘전북국민시대’의 신년 인사회에도 온라인으로 참석했다. 정 총리는 이날 축사에서 “국민이 행복한 나라,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국민과 함께하고, ‘K방역’에 총력을 기울여 바이러스로부터 자유로운 희망의 봄을 맞이하자”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여권에서는 사실상의 ‘대선 출사표’라는 해석이 나왔다. 총리실 측은 “이전부터 광주를 찾을 계획이 있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연기됐다”며 “이번 설 명절을 앞두고 광주 지역 민심을 챙기고 현안을 점검하자는 취지”라고 했다.

전남 영광이 고향인 이 대표도 10일 광주전남 지역 주요 현장을 찾아 지역 현안 현장을 시찰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이달 초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밝혔던 신복지체계 등 주요 비전 및 정책에 맞춘 민생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역 최대 현안법안인 ‘국립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과 ‘한국에너지공대특별법’의 2월 임시국회 처리 의지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의 광주 방문은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다. 이 대표는 새해 벽두 던진 전직 대통령 사면론으로 호남 지역의 민심 이탈이 심상치 않자 지난달 18일 5·18민주묘지를 찾아 긴급히 지역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이어 6일에도 민주화 운동가인 고 강신석 목사의 빈소가 마련된 광주 조선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했다. 이 대표는 조문 후 페이스북에 “‘광주의 정신’ 강신석 목사께서 하나님의 부름을 받으셨다. 목사님의 불굴의 노력이 있었기에 감춰졌던 5·18민주화운동의 진실이 세상에 알려질 수 있었다”며 ‘광주 정신’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 측은 최근 연이은 광주 방문으로 호남 지지율 회복에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고 보고 있다. 한국갤럽의 정기 여론조사에 따르면 새해 들어 이어진 ‘사면론 후폭풍’ 속에 이 대표의 호남 지지율은 지난해 12월 26%에서 지난달 21%로 급락했다가 이달 들어 29%를 기록하며 8%포인트 반등에 성공했다.

한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자신의 기본소득 정책에 부정적 입장을 밝힌 이 대표를 향해 “사대적 열패의식을 버려야 한다”고 직격했다. 이 지사는 7일 페이스북에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정치이며, 우리가 얼마든지 세계를 선도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표가 2일 이 지사의 기본소득 정책에 대해 “알래스카 빼고는 하는 곳이 없다”고 한 데 대한 반박인 셈. 이 지사는 전날에도 ‘기본소득을 알래스카만 한다?…so what?’이라는 기고문을 첨부하며 “다른 나라가 안 하는데 우리가 감히 할 수 있겠냐는 사대적 열패의식을 버려야 한다”고 했다. 지난해 12월부터 호남 지역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지사도 지난달 말 1박 2일 일정으로 광주를 찾은 바 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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