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절반이 청약통장…4인가구 만점도 탈락 무용론도

황재성 기자 입력 2021-01-21 12:24수정 2021-01-21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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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능 청약통장’으로 불리던 주택청약 종합저축 가입자가 지난해 180만 명 넘게 늘어나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전체 가입자 수 역시 역대 최고 수준인 2555만 명을 넘어섰다. 우리 국민(5182만·작년 말 기준) 두 명 가운데 한 명 꼴로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아파트 값 상승세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앞으로 부동산시장 안정을 목표로 쏟아낼 아파트가 ‘로또’에 비유될 정도로 시세보다 저렴하게 나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청약통장의 몸값이 올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국민 절반이 만능 청약통장 가입했다



2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현재 주택청약 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2555만9156명이다. 1년 전(2375만6101명)보다 180만3055명 증가했다. 2009년 출시된 이후 2015년(830만8135명)을 제외하면 역대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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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과 민영 아파트 모두를 청약할 수 있어 ‘만능 청약통장’으로 불리는 주택청약 종합저축은 2015년에 청약저축·청약예금·청약부금과 통합됐다. 현재 새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 사용하는 청약통장 가운데 신규 가입이 가능한 것은 주택청약 종합저축뿐이다.

주택청약 종합저축 신규 가입자 수는 2010~2014년까지 40만~100만 명대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2015년을 기점으로 급증하기 시작해 △2016년 168만6076명 △2017년 159만3042명 △2018년 161만8839명 △2019년 118만5333명을 각각 기록했다.

주택청약 종합저축과 청약저축, 청약예금·청약부금을 모두 합한 전체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722만4983명으로, 전체 국민(5182만9023명)의 절반을 훌쩍 넘었다.

주택청약 종합저축 가입자가 이처럼 늘어나는 것은 부동산 가격 급등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킨다며 쏟아낸 각종 규제로 주택담보대출이 대폭 쪼그라들면서 내 집 마련 실수요자들이 기존 주택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워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정부 규제로 주변 시세보다 크게 낮아지면서 ‘로또’로 불리는 신규 공급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선 청약통장 가입이 필수적이라는 점도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 고개 드는 청약통장 무용론

문제는 가입자가 늘어나는 만큼 청약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청약 1순위 자격을 가진 통장 가입자만 무려 1305만2020명에 달한다. 특히 전국 집값 상승의 진앙지로 꼽히는 서울과 인천, 경기도 등 수도권의 경우 전체 가입자(1442만8193명)의 절반을 넘는 767만1100명이 1순위 자격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분양아파트를 당첨받기에 필요한 가점이 만점(84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새해 첫 수도권 ‘로또 분양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던 경기 성남 ‘판료밸리자이 1·2·3단지’의 청약 당첨자 최고 가점은 79점이었다. 1단지 84㎡(전용면적 기준) 아파트의 경우 커트라인이 73점에 달했고, 4인 가구 만점(69점)을 받은 신청자가 탈락했다.

지난달 서울 강동구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리슈빌 강일’에선 101㎡D형 아파트 당첨자가 만점을 받은 사실이 밝혀져 화제가 됐다. 지난해 서울 청약에서는 3번째, 전체적으로는 5번째 만점 통장 당첨자였다.

만점은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32점)에다 부양가족 6명 이상(35점), 청약통장 가입기간 15년 이상(17점)이라는 조건을 채워야만 받을 수 있다. 부양가족이 6명이어서 세대주 본인을 포함하면 주민등록등본상의 가족이 최소 7명이 되어야 나올 수 있는 점수다.

따라서 이런 추세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일반적인 30~40대의 3~4인 가족의 가장은 새 아파트 당첨을 꿈꾸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는 의미다. ‘청약통장 무용론’이 터져 나오는 이유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정부가 공급이 절대 부족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분양가 상한제 등을 도입하면서 예견된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또 설 이전에 발표할 주택 공급 방안에 청약 과열을 진정시킬 방안도 함께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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