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통수’ 걸린 오세훈…해법은 이것 [고성호 기자의 다이내믹 여의도]

고성호 기자 입력 2021-01-16 11:20수정 2021-01-16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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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17일 오전 11시 출마선언

“왜 외부에 있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상수로 놓고, 자기를 종속변수로 만들어버렸는지 안타깝다.”

국민의힘 싱크탱크를 이끌고 있는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은 이달 13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입당하지 않으면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며 ‘조건부 출마’ 선언을 내놓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 대해 “정치적으로 오 전 서울시장에게 굉장히 타격을 주는 것인데, 왜 그렇게 했는지 잘 이해가 안 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오 전 시장은 보수 정당에서 대권 후보로까지 거론 된다”며 “왜 본인의 정치적인 가치가 있는데 조건을 걸었느냐”며 안타까워했다.

국민의힘 안팎에선 오 전 시장이 시작부터 스텝이 꼬였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이번 주에 만나기로 했던 안 대표와의 회동도 사실상 불발되면서 여론 주목도 받지 못하고 있다.

오세훈, 출마 시작부터 스텝 꼬여
이와 관련해 오 전 시장이 이미 ‘출마 명분’을 잃어버린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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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오 전 시장의 조건부 출마 선언에 대해 “말도 안 된다”고 혹평했다. 김 위원장은 “안 대표가 나오면 자기는 안 하겠다는 게 무슨 출마선언이 그런 게 있나”라며 “정치인이 그런 납득하기 어려운 명분을 내세우면 본인에게 절대로 불리하지 유리할 게 하나도 없다”고 꼬집은 것이다.

앞서 오 전 시장은 이달 7일 조건부 출마를 선언하며 “정권탈환의 초석이 되겠다”며 안 대표의 입당과 합당을 제안했다. 오 전 시장은 “야권 자체가 단일화할 때 정권교체의 가능성이 극대화될 수 있다”며 “양 당의 화학적 결합만이 단일화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켜 양대 선거, 특히 대선의 승리 가능성을 최대한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5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의료자원봉사에 나서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뉴스1


하지만 ‘정권교체’는 안 전 대표가 이미 출사표를 던질 당시 내세운 명분이었다. 지난해 12월 “서울시장 선거 패배로 정권교체가 불가능해지는 상황만은 몸을 던져서라도 막겠다. 야권 단일 후보로 당당히 나서서 정권의 폭주를 멈추는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며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던 것.

오세훈, 경쟁력 증명 '시험대'
결국 오 전 시장은 야권 단일 후보로서 자신의 경쟁력 우위를 증명해야 하는 정치적 상황에 놓이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명분 자체가 선점 당했기 때문에 자신의 장점인 행정 능력과 실행력 등을 극대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오 전 시장도 당시 조건부 출마 선언에서 “당선일로부터 바로 시정의 큰 줄기와 세세한 디테일을 함께 장악해 일에 착수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며 자신을 치켜세웠다.

실제 오 전 시장은 2006년과 2010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당선됐다. 하지만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시장직을 걸었고, 개표가 가능한 투표율을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시장직을 내려놨다. 이 때문에 현재 출마한 후보자들 중에서는 서울시장에 대해 가장 잘 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15일 아동보호 현장점검을 위해 마포구 신수동에 있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을 찾아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뉴스1



오 전 시장은 17일 오전 11시 공식 출마 기자회견을 한다. 당초 안 대표에게 제안했던 시한인 17일까지 안 대표가 입당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의힘에서 본격적으로 경선 행보를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장소는 서울 강북구 북서울 꿈의 숲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국민의힘에선 나경원 전 의원이 13일 오 전 시장과 안 대표를 집중 견제하면서 자신이 “정권심판의 적임자”라고 강조하며 출마를 선언했다.

"공약 이슈화 통해 주도권 확보해야"
국민의힘 안팎에선 결국 오 전 시장이 정책으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정치권 인사는 “오 전 시장은 자신의 역량을 서울시민들에게 증명해야 하는 정치적 시험대에 올라 있는 상황”이라며 “전직 시장으로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2년 서울시장 출마 당시 내세웠던 청계천 복원사업처럼 선거 이슈가 되는 공약 등을 발표해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당초 오 전 시장이 대선를 준비했던 만큼 서울시 정책도 대선주자가 내놓을 수 있는 큰 그림을 그려야 주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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