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 묻힐뻔한 안양 친모 상해치사 교사범 형량이 왜?…檢 항소

뉴스1 입력 2021-01-15 13:44수정 2021-01-15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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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로고 뒤로 펄럭이는 태극기. /뉴스1 © News1
경기 안양시에서 발생한 세 딸의 친모 상해치사 사건 피의자들에게 내려진 처벌 수위에 대해 검찰이 아쉬움을 나타냈다.

극악무도한 패륜 범행의 원흉은 딸들을 정신적으로 지배한 피해자의 30년지기 A씨(60대)였고, 검찰은 각고의 노력 끝에 자칫 묻힐뻔한 그의 범행교사 사실을 밝혀냈다. 하지만 1심 재판에서 A씨와 세 딸에게 내려진 처벌 결과는 검찰의 의지와는 사뭇 달랐다.

15일 경찰과 검찰, 법원 등에 따르면 이 사건은 지난해 7월24일 새벽시간 안양시 동안구의 한 카페에서 발생했다. 피해자 B씨(60대)의 세 딸이 B씨를 둔기 등으로 무차별 폭행했고, B씨는 그날 아침 사망했다.

애초 수사에 나선 경찰은 첫째 딸이 경제적인 이유에서 우발적인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경찰은 첫째 딸만 구속한 채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당시 세 딸에게 범행을 교사한 A씨의 존재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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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첫째 딸의 범행동기에 의구심을 품었다. 첫째는 수사 과정에서 단독범행을 주장했지만, 검찰은 그의 진술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았다.

그리고 둘째와 셋째의 가담여부를 명확히 하기 위해 사건을 분리했다. 첫째만 우선 기소하고 두 동생에 대해서는 휴대전화 포렌식 등 광범위한 수사를 진행했다. 검찰이 분석한 포렌식 자료만 수천쪽에 달했다.

그 결과 검찰은 무속신앙에 빠져 있던 세 딸을 정신적으로 지배해온 A씨의 실체를 밝혀낼 수 있었다.

A씨는 사건 발생 수개월 전부터 “기(氣)가 연결되어 좋은 배우자를 만날 수 있는데 B씨가 그 기를 꺾고 있으니 혼내주라”고 사주했고, 실제 세 딸은 합동해 B씨를 수시로 때리는 등 학대했다.

두 달여 간의 수사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검찰은 둘째와 셋째 딸, 그리고 교사범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으로부터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은 받아내지 못했다.

세 자매는 B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지자 약을 먹이고 119에 신고하는 등 응급조치를 취했고, 이 점에서 검찰은 살인의 범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세 자매를 존속상해치사 혐의로, A씨를 존속상해교사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법정에서도 구체적인 범행 입증을 위한 공소장 변경 등 그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기 위해 백방 노력했다.

그리고 첫 딸에게 징역 20년을, 둘째와 셋째에게 각각 징역 15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살인죄에 준하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검찰은 A씨의 죄책도 무겁다고 보고 그에게도 징역 7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 8일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하면서도 첫째 딸에 징역 10년, 둘째와 셋째에 각 징역 7년, A씨에 징역 2년6월을 각각 선고했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A씨는 당시 선고와 함께 법정구속됐다.

검찰은 이들이 죄값에 비해 가벼운 처벌을 받았다고 판단,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재판부에서 피고인들의 죄를 정확히 판단해 짚었다”면서도 “다만 양형 부분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안양=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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