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공매도’…동학 개미 눈치보는 정치권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1-01-11 17:54수정 2021-01-1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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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전문가 “주가 과열 상태, 미리 물 부어 적정 수준으로 유지해야”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코스피가 11일 장중 사상 처음으로 3200선을 돌파한 가운데, 오는 3월 예정된 ‘공매도 부활’ 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공매도는 ‘가지고 있지 않은 주식을 파는 것’으로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해당 주식을 기관 등에서 빌려 판 뒤, 주가가 하락하면 싼값에 되사들여 갚고 차익을 실현하는 투자 기법이다. 1996년 국내 주식시장에 도입된 후 단기간에 거래량을 끌어올렸지만, 지난해 3월 16일 금융위원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증시 폭락을 막기 위해 공매도 금지 조치를 내렸다. 기존안은 6개월간 금지였지만, 6개월 더 연장돼 올해 3월 16일부터 공매도 금지 조치가 풀린다.

공매도 재개를 두고 찬반 입장이 확연히 갈렸다.

개인투자자 이른바 ‘동학 개미’는 공매도 재개에 반대했다. 동학 개미는 11일 하루에만 4조4774억 원어치를 사들이는 등 최근 코스피 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들은 개인이 기관 투자자처럼 투자 정보를 빠르게 파악하거나 주식을 대규모로 빌려서 공매도하는 게 쉽지 않다며 공매도 시장을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비판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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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공매도 금지를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해당 청원인은 “(공매도 없이도) 투자 가치가 있는 기업들에는 돈이 들어가고 투자 가치가 없는 기업들에는 돈이 빠진다. 주식시장이 돌아가는 데는 단 하나의 문제도 없다”며 “국가가 할 일은, 금융시장의 참여자들이 더 자유롭고 더 효율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그 환경을 개선시켜주는 것이지, 어떻게든 기관과 외국인을 위하여 국민의 돈을 가져다 바치는 일이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청원은 11일 오후 5시 30분 기준 6만1342명의 동의를 얻었다.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며 날개를 단 코스피가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에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불안감이 깔려 있기도 하다.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정치권에서도 공매도 금지 조치를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양향자 최고위원은 11일 “지난 1년간 정부 여당은 공매도의 역기능을 최소화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왔지만 이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면 시장 불안감을 잠재울 수 없을 것”이라며 “공매도 금지 연장을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신속하고 신중하게 논의해 늦어도 1월 중으로는 답을 내 시장이 대비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용진 의원 역시 “(금융위 자료를 살펴봤더니) 공매도 금지 기간에도 불법인 무차입 공매도 행위가 여러 차례 적발됐다”며 “개인투자자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불법 공매도를 차단하고, 처벌 수위를 높이는 등 제도를 개선한 뒤 공매도를 재개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단기 과열된 증시에 ‘거품(버블)’이 끼기 전에 “공매도를 재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주가가 급락할 때 공매도를 금지했으니 주가가 과열된 상황인 지금은 공매도를 재개해야 한다”며 “주가가 과열 상태로 갈 때 미리 물을 부어 적정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으로 지금 시점에 필요한 기능”이라고 설명했다.

공매도 재개 후 시장 전망에 대해 한 자산운용사 팀장은 “공매도를 재개하면 지수 변화는 없을지라도 색깔은 바뀔 수 있다”며 “주식시장이 급락한다고 보기 보다는 그동안 과대평가 받았던 주식은 내려가고, 저평가된 주식은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결정권을 쥔 금융위는 개인에게 공매도 기회를 확대하되 투자 한도를 적용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공매도는 이론상 무한대의 손실(주가 상승 시)을 볼 수 있는 고위험 투자”라며 “경험과 지식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개인 투자자들에 대한 여러 보호 장치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다양한 의견을 고려해서 (3월 16일) 재개할지, 아니면 연장할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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