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트위터 계정 영구 정지에…‘팔러’ ‘갭’으로 옮겨간 소셜미디어 전쟁

김예윤기자 , 임보미기자 입력 2021-01-10 19:13수정 2021-01-10 19:21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퇴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거대 정보기술(IT) 기업과 극우주의자가 즐겨 사용하는 신종 소셜미디어 ‘팔러’ ‘갭’ 사이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트위터가 8일 도널드 대통령의 계정을 영구 차단한 가운데 이에 반발한 대통령 지지자가 팔러 등으로 몰려가자 애플, 구글 등이 ‘팔러’ 내려받기를 제한한 탓이다. 팔러 측과 대통령 지지자 또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고 맞서 소송전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위터는 6일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가 전대미문의 의회 난입을 자행하자마자 즉각 대통령의 계정을 12시간 정지시켰다. 또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우리 규정을 위반하는 게시물을 올리면 영구 정지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내게 투표한 이 위대한 애국자들이 불공평하거나 불공정하게 대우받지 않을 것”이라는 글을 올리자 8일 대통령의 계정을 영구 정지시켰다.

앞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는 7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는 20일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페이스북 및 인스타그램 계정을 정지한다”며 “이 기간에 대통령에게 우리의 서비스를 계속 쓰도록 하는 위험이 너무 크다”고 밝혔다.

이 여파로 의회 난입을 주도한 큐어논, 프라우드보이즈 등 극우단체 회원 및 강경 보수주의자들이 대거 ‘팔러’ ‘갭’ 등 신종 소셜미디어로 옮겨갔다. 이들은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기성 소셜미디어와 달리 게시물 내용에 제한을 가하지 않고 있다.

주요기사
그러자 8일 구글은 자사 앱스토어에서 “팔러의 게시물이 미국 내 폭력을 선동하고 있다”며 팔러의 다운로드를 금지했다. 애플 역시 9일 “팔러가 폭력방지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며 자사 앱스토어에서 팔러를 일시 삭제한다고 밝혔다. 아마존 또한 팔러의 ‘웹 호스팅’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가세했다.

트위터에서만 약 9000만 명의 추종자를 보유한 트럼프 대통령은 각종 정책과 주요 인사를 트위터로 발표하고 정적(政敵)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등 ‘트윗 중독’에 가까운 행태를 보였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그는 2009년 5월 계정 개설 후 8일까지 총 5만7000건의 트윗을 날렸다. 과거 인터뷰에서 “트위터가 없었다면 이 자리에 있지 못했을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그의 트윗 중 사실이 아닌 내용이 포함됐던 데다 주가 급등락 등을 야기할 때도 많아 상당한 논란에 휩싸였다.

트위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내내 그의 일부 트윗에 ‘사실 확인’ 문구를 붙여 대통령과 대립해왔다. 최근 한 달 동안에만 471건의 대통령 트윗이 왜곡된 정보라는 경고 딱지를 받았다.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45) 또한 트럼프 행정부의 인종차별 정책을 비판해온 반트럼프 인사로 유명하다.

대통령 지지자들은 IT 공룡들이 트럼프 집권 내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퇴임을 앞둔 ‘힘 빠진 대통령’이 되자 뒤늦게 강경 조치에 나선 것을 비판하고 있다. 공화당의 토머스 매시 하원의원(켄터키)은 “트위터에서 팔러로 옮기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미 최연소 하원의원인 매디슨 커손 하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26) 역시 트위터에 성조기 그림과 함께 자신의 팔러 계정을 홍보하는 글을 올렸다.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리는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역시 지지자에게 팔러 가입을 촉구했다.

조만간 트럼프 대통령 또한 팔러로 옮겨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 계정이 영구 차단된 8일 “우리는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며 “여러 사이트와 협의를 진행 중이며 가까운 시기에 우리만의 플랫폼을 만들 여지가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존 매츠 팔러 CEO 역시 “앱스토어에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려 한다. 여러 대응책을 검토 중이며 곧 공개하겠다”고 맞섰다.

미 데이터분석서비스업체 센스타워에 따르면 애플의 앱스토어에서 팔러 내려받기 횟수는 7일 5만5000여 건에서 8일 21만 건으로 급증했다. 9일 갭 역시 “1시간당 1만 명 이상의 사용자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김예윤기자 yeah@donga.com
임보미기자 bom@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