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차 속도내는 현대차, 애플과 車 공동개발 현실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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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월 10일 10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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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애플 매장의 로고 모습. 2020.8.24/뉴스1 © News1
국내 애플 매장의 로고 모습. 2020.8.24/뉴스1 © News1
애플이 자율주행 전기차인 이른바 애플카 개발을 위해 현대자동차그룹에 협력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대차그룹의 미래차 기술 경쟁력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그룹은 “아직 결정된 게 없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지만, 업계에서는 벌써 두 회사의 동맹이 갖는 시너지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 점유율 4위를 기록할 정도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현대차그룹에 애플카 개발 및 생산 관련 협력을 제안, 이를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지난 8일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개발 협력요청을 받고 있으나 초기 단계로 결정된 바 없다”고 공시했다.

애플은 지난 2014년 ‘프로젝트 타이탄’으로 불리는 자율주행차 사업부를 신설하는 등 오래 전부터 자동차 개발을 구상해 왔다. 2017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교통당국(DMV)으로부터 자율주행차 기술을 시험하기 위한 공용도로 주행을 허가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로이터 등 외신 보도를 통해 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차 진출설이 흘러나왔다. 오는 2024년까지 애플카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자율주행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양산 및 제조기술 차원에서 완성차 업체와의 협업이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이번 협력 제안도 애플에서 먼저 의견을 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협력이 성사될 경우 전기차 배터리 개발 분야까지도 양사 협력이 확대될 가능성도 높다. 지난달 현대차는 ‘인베스터데이’를 통해 전고체 배터리를 자체적으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또 글로벌 배터리 회사 중 선두권 업체가 3곳이나 한국에 있다는 점과 이들이 현대차와 돈독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는 점 등도 눈여겨 볼 만한 부분이다.

현재 현대차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판매 4위에 올라있는 데다, 최근 자체 개발한 전기차 플랫폼(E-GMP)도 발표한 만큼 양산 능력과 기술력을 고루 갖췄다는 평가다. 연간 800만 대의 양산능력과 현대모비스 등 안정적인 부품 계열사도 강점으로 거론된다.

현대차는 자체적으로도 미래차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체제 전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3월 앱티브와 자율주행합작법인 ‘모셔널’을 설립하고, 지난달 1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투입해 로봇기업 ‘다이노믹스’를 인수하기도 했다. 기아차 역시 최근 로고를 변경하고, 사명에서 ‘자동차’를 지우고 ‘기아’로 바꾸는 등 스마트 모빌리티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했다.

업계에서도 양사의 동맹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내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는 최근 수년 간 미래차 기술에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며 “애플도 이같은 현대차 모습에서 협력 가능성을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테슬라도 아직 차량 하자 문제에 자유롭지 못한 만큼 후발주자인 애플은 더욱 자동차 독자개발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은 앱티브와의 협업을 통해 자율주행 개발 역량 개선, 그랩 등 차량공유업체에 대한 투자, 전기차 전용플랫폼인 E-GMP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 출시 예정 등 전동화 부문에서도 선두권을 유지 중”이라며 “여기에 모바일 디바이스 운영체제, 컨텐츠 산업을 보유한 애플과의 협업은 미래 자동차 산업에서의 현대차그룹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기에 충분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플과 현대차의 협력이 현실로 이뤄질 경우 현대차그룹은 새로운 도약을 꿈꿀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수많은 자동차 제조사 중 현대차의 전기차·미래차·모빌리티 역량을 높게 평가했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최종 성사 여부를 떠나 애플이 협력을 제안한 것만 해도 의미가 있다”며 “현실화되면 현대차그룹은 물론 현대·기아차에 전장부품을 납품하는 부품업체도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애플의 세계적인 영향력을 감안할 때 현대차그룹이 자칫 애플의 하청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실제 현대차그룹의 자체 개발 차량보다 애플 전기차에 회사 역량이 쏠릴 경우를 배제할 수 없다. 또 현대차가 만든 차에 현대차 로고를 못 붙이는 걸 애플이 요구할 수도 있다. 이에 일각에선 “협업 성사를 장담할 수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편, 관련 소식이 전해진 지난 8일 현대차그룹 관련 주가는 일제히 올랐다. 현대차는 전날보다 19.42% 오른 24만6000원을 기록했고, 현대모비스(18.06%), 기아차(8.41%) 등 계열사도 상승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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