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사상 첫 장중 3000 돌파…‘동학개미’가 새역사 썼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6일 10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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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3000선을 돌파한 6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일대비 26.84포인트(0.90%) 오른 3,017.41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77포인트 오른 2993.34, 코스닥은 1.49포인트 오른 989.22, 원·달러 환율은 0.6원 내린 1087.0원에 장을 시작했다. 2021.1.6/뉴스1 © News1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3000선을 돌파한 6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일대비 26.84포인트(0.90%) 오른 3,017.41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77포인트 오른 2993.34, 코스닥은 1.49포인트 오른 989.22, 원·달러 환율은 0.6원 내린 1087.0원에 장을 시작했다. 2021.1.6/뉴스1 © News1
코스피가 신축년 새해 들어 3거래일만에 사상 처음으로 장중 3,000 선을 돌파하며 한국 증시의 새 역사를 썼다. 코스피가 3,000을 넘어선 것은 2007년 7월 25일 2,000대를 돌파한 이후 약 13년 5개월만이다. 이른바 ‘동학개미’들의 주식 투자 열풍과 국내 대표 기업들의 실적 개선,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따른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이 맞물려 한국 증시를 밀어 올렸다.

6일 오전 9시 35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7.56포인트(0.59%) 오른 3,008.13에 거래 중이다. 지난해 12월 4일 처음 2,700(종가 기준)을 넘어선 코스피는 24일 2,800을 돌파한 데 이어 4거래일 만에 2,900대까지 올라섰고, 다시 2거래일 만에 100포인트가 추가로 오르며 8거래일 연속 사상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동학개미 투자자들은 코스피 3,000 시대를 이끈 대표 주역으로 꼽힌다. 초저금리와 강력한 부동산 규제 속에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개인 자금이 증시로 몰려들면서 상승세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최근 6개월 이내 주식 거래가 있는 ‘주식 활동계좌’ 수는 3548만 계좌로 지난 한 해 동안 612만 개 늘었다. 역대 최대치다.

또 주식투자를 위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해 초 30조 원 대에서 이달 4일 68조 원으로 2배 이상으로 늘며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속에 지난해 개인투자자들의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8조 원으로 2019년에 비해서 5조7000억 원 늘어났다.

최근 상승 랠리는 한국 증시의 체질 개선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선 올해와 내년 기업 실적 전망이 큰 폭으로 개선되며 높아진 증시 밸류에이션을 지탱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기업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올해 180조 원대 안착하는 데 이어 2022년 218조 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역사상 최고치이자 반도체 슈퍼 사이클의 정점이던 2018년(197조4000억 원)를 넘어서는 수치다.

한국 증시에 대한 글로벌 평가도 달라지는 모습이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국가부도위험을 뜻하는 CDS 5년물 프리미엄은 2008년 금융위기 때 500bp를 넘어서기도 했지만 최근 역대 최저인 21bp 수준까지 하락했다. 향후 글로벌 자금 유입의 매력도가 높은 상황이라는 뜻이다. 재정 및 외화 건전성이 높아졌고 상대적으로 코로나19 피해가 덜한 점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글로벌 최하위 수준이던 주주 환원이 최근 많이 늘어난 점도 한국 증시의 매력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자산시장과 실물경기와 괴리가 큰 데다 주가가 단기에 급등하면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시장의 신고가 행진은 백신 등 호재성 변수에 반응한 것이고 주가 상승을 이끌 특별한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증시 과열을 판단하는 지표인 ‘버핏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가 총액을 명목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비율인 버핏지수는 지난해 123.4%까지 올랐다. 이 지수가 80% 아래면 저평가, 100%를 넘으면 고평가된 것으로 본다. 11월 이후 증시의 상승 동력원이 됐던 외국인이 최근 매도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단기 변동성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김자현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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