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2년 전엔 영국 유조선 나포…석방까지 65일 걸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5일 1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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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에 나포된 유조선 ‘한국케미호’
이란에 나포된 유조선 ‘한국케미호’
이란은 페르시아만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타국 선박을 볼모삼아 미국, 영국 등 서방과의 협상력을 키우는 전략을 즐겨 사용하고 있다. 나포 선박의 석방에는 짧게는 다섯 시간, 길게는 두 달이 걸렸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2019년 7월 19일 호르무즈해협에서 영국 국적 유조선 ‘스타나임페로’호를 나포했다. 이 배가 자동식별장치(AIS)를 껐고 호르무즈해협 입구가 아닌 출구쪽에서 역방향 진입을 시도해 나포가 불가피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스타나임페로’호 나포 15일 전 영국이 이란 국적 유조선을 유럽연합(EU)의 대시리아 제재 위반 혐의로 영국령 지브롤타 인근에서 나포한 것에 대한 보복 성격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당시 테리사 메이 내각이 전방위적 대응에 나섰음에도 이란은 66일이 흐른 같은 해 9월 23일에야 이 배의 석방을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5월 이란 핵합의 탈퇴를 전격 발표한 후 이란이 미국의 제재조치를 줄곧 비판하며 이란과 서방의 긴장이 극에 달할 때 이 사건이 벌어져 해결에 더 많은 시간이 걸렸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란과 미국은 2019년 6월 오만해 인근에서 일본, 노르웨이 국적 유조선이 잇따라 피격당한 것을 두고도 서로를 배후로 지목하며 갈등을 벌였다.

국제 해상보안업체에 따르면 호르무즈해협에서 혁명수비대가 사소한 이유를 들며 선박의 이동을 제한하는 행위도 빈번하다. 지난해 8월에도 이란은 라이베리아 국적 선박을 나포한 뒤 다섯 시간 만에 석방하며 ‘일상적 점검’이라고 주장했다.

임보미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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