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 “재판독립 침해 공격에 단호히 대처하겠다”

  • 뉴스1
  • 입력 2021년 1월 4일 10시 46분


코멘트
김명수 대법원장./뉴스1 © News1
김명수 대법원장./뉴스1 © News1
김명수 대법원장이 법관 개개인에 대해 공격이 가해지는 우려스러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재판독립을 침해하는 부당한 외부공격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1심 재판부의 탄핵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30만명이 넘는 동의를 받는 등 법관 탄핵이 언급되는 것에 대한 입장으로 풀이된다.

김 대법원장은 4일 시무식사에서 “사회 각 영역에서 갈등과 대립이 심화되고 있고, 그러한 갈등과 대립이 법원으로 밀려드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법적 수단을 동원하는 대신 자율적인 방식을 통하여 원만하게 해결되는 것이 바람직하겠으나, 그러한 갈등이 사건화되어 법원으로 오는 순간 법관에게는 법과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하여야 할 무거운 책무가 주어진다”고 밝혔다.

이어 “세간의 주목을 받는 사건처럼 법관이 짊어지는 부담이 적지 않은 경우도 있을 것이지만, 헌법상의 책무를 이행해야 하는 독립된 법관의 사명감으로 부디 그 무게와 고독을 이겨 내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3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정경심 1심 재판부의 탄핵을 요구합니다’라는 청원은 하루만인 24일 청와대가 공식 답변을 하는 기준인 20만명 동의를 넘긴 데 이어 사흘만에 30만명을 돌파한 바 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30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 “검사나 법관에 대한 탄핵이 매우 어려운 제도가 아니라 일상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제도로 인식을 해야 한다”며 “그래야 판사나 검사들이 스스로 되돌아 볼 수 있고 경고를 주는 효과를 발생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때로는 판결에 대한 정당한 비판을 넘어 법관 개개인에 대해 공격이 가해지는 우려스러운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며 “저는 대법원장으로서 헌법적 책무를 항시 잊지 않고, 재판 독립을 침해하는 부당한 외부의 공격에 대해서는 의연하고 단호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시무식사에서 ‘좋은 재판’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좋은 재판의 구체적 모습인 ‘투명하고 공정한 재판’, ‘적정하고 충실한 재판’ 그리고 ‘쉽고 편안한 재판’을 위한 여러 성과도 있었다”며 대법원 전원합의체 재판의 생중계 확대, 판결서 인터넷 열람 서비스의 개선, 사법행정자문회의에서의 미확정 판결서 공개 결의와 민사소송법 개정을 통한 법제화, 변호사에 의한 법관평가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법관평가제도 특별위원회’의 설치 등을 언급했다.

김 대법원장은 이어 “우리가 이뤄 낸 성취가 진정한 성과로 자리매김하기 위하여는 국민으로부터 이를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사법부의 성과나 노력을 알아 달라고 호소하기 이전에 우리가 먼저 해야 할 일은 지난 잘못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성찰”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법원장은 “현재 문제되고 있는 사법행정권 남용에 대한 것뿐 아니라, 사법부의 본질적 역할인 재판 그 자체에 대한 자기반성도 필요하다”며 “재심으로 비로소 무죄판결을 받은 피고인이 그간 겪어야 했던 고통이 어떠했을지, 우리는 무거운 마음으로 돌이켜봐야 한다. 반성과 성찰을 통하여 우리가 굳건히 지켜야 할 것과 과감히 버려야 할 것을 구별하고 이로써 개혁과 변화의 내적 동력을 얻어 실천할 때, 비로소 사법부는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법원장은 또 “사법행정회의 설치와 법원행정처 폐지를 주된 내용으로 한 법원조직법 개정이 이루어지면 사법행정 구조개편이 제도적으로 완성되리라 생각한다”며 “앞으로 그 입법화를 위해 흔들림 없이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대법원장의 시무식사는 법원 내부통신망인 코트넷에 게시됐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하고 ‘국민들의 애환과 고뇌에 더욱 성심껏 귀를 기울이는 사법부가 되겠습니다’라는 내용의 방문록을 남겼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