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유튜버가 개미들에게 추천하는 소의 해 성공 투자법

  • 주간동아
  • 입력 2021년 1월 1일 15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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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소소하게크게’. [동아DB]
유튜버 ‘소소하게크게’. [동아DB]
백신 보급과 변이 유행이라는 코로나19에 따른 혼란한 상황 속에 시작될 2021년 세계 증시는 어떤 궤적을 그리게 될까. 특히 우리 증시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 한 코스피 3000 고지를 돌파할 수 있을까.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코스피 지수가 3000선을 돌파하는 황소장(bull market)이 펼쳐질 수 있다’며 장밋빛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증권사들이 2021년 우리 증시를 낙관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세계 경기 사이클이 회복 구간에 들어섰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 증시를 좌우하는 주요 수출기업 실적이 내년에 회복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하기 때문이다.

주식 투자에 처음 나선 ‘주린이’를 포함, 개인투자자들이 참고할 만한 투자 고수 3인의 새해 투자 조언을 3회에 거쳐 연재한다. 회계사 출신 유튜버 ‘소소하게크게’는 동학개미 투자 운동을 널리 알린 것으로 유명세를 얻었고, 11월 21일 주간동아가 주최한 웨비나 투자특강에 첫 강사로 나서 수강생들에게 자신의 실패와 성공 경험담을 통해 터득한 ‘가치 투자론’을 설파하기도 했다. 2020년 12월 30일 그에게 성공 투자법을 다시 한번 물었다. 11월 투자특강 당시 그가 수강생들에게 설명했던 투자 이야기도 함께 넣었다.

“새해 우리 증시는 장기적으로 우상향 하겠지만 중간 중간 변동성이라는 파도가 있기 때문에 마음이 쉽게 흔들리기 쉽습니다. 특히 몇 가지 경계해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강하게 발생하거나 유동성을 회수하려는 움직임이 보일 때에는 조금 보수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3월에 있을 공매도 재개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 지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2021년도는 2020년만큼 장세가 격변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멀리 내다보는 마음가짐으로 좋은 기업의 주인이 된다는 생각으로 투자한다면 어떤 어려움도 잘 헤쳐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주식 투자를 할 때 “‘어떤 원칙으로 어느 기업에 투자할 것인가’하는 투자 가치관을 확립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강조한다. 투자 가치관 확립을 위해서는 워런 버핏, 주식농부 등과 같이 검증된 투자가의 책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투자 관련 좋은 책을 먼저 읽고 공부한 후 투자 가치관을 잡은 뒤 투자에 나서는 것이 성공투자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재무재표 같은 기업 실적을 살펴보는 것도 좋지만 경제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다양한 경제뉴스를 꾸준히 살펴보는 것도 투자 가치관 확립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얼마의 돈을 ‘시드 머니’로 만들어 투자에 나서는 게 좋을까요.

“돈을 잃으면 마음이 아플 정도의 자금으로 투자를 시작하는 게 좋다고 봅니다. 그런데 그 금액의 크기는 사람마다 다르겠죠. 그리고 목표로 한 시드 머니를 다 모으지 못했더라도 투자금을 평소 꾸준히 늘려가는 것이 좋습니다. 장이 좋든 그렇지 않든 일정 금액을 계속해서 투자하는 것이죠. 일정 금액을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투자하다보면 시장의 변동성에 견딜 수 있는 면역력이 길러집니다.”

주식 투자를 하면서 마인드 컨트롤은 어떻게 하나요.

“저도 개인적으로는 주가가 하락하면 힘듭니다. 그런데 하락장이 오더라도 기업에 대한 신뢰가 있으면 버틸 수 있겠죠. 당장은 떨어지는 주가를 보고 겁이 나겠지만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믿음이 있고, 기업 경쟁력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주가는 시간이 지나면 회복될 것이라 믿고 기다릴 수 있겠죠. 그런데 주식을 투자할 때 무엇보다 경계해야 할 것은 탐욕이에요. 워런 버핏 같은 사람을 보면서 ‘저 사람, 돈 많네, 부자라서 좋겠네~’하지 시기하거나 질투하지는 않죠. 그런데 바로 옆자리 직장 동료가 단타 매매로 2000만원을 벌었다는 소리를 들으면 시기심이 생길 수 있어요. 그럴 때 자제할 수 있어야 합니다. 투자는 옆자리 동료와의 경쟁이 아닙니다. 동료가 돈을 번다고 해서 내가 돈을 잃는 것도 아니고요. 옆자리 동료도 나도 투자를 통해 모두 돈을 벌 수 있어요. 그런 마음으로 투자에 임하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옆 사람과 경쟁할 게 아니라,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과 서비스 경쟁력이 있는지 꼼꼼히 따져보고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투자할 때 현금 비중은 어느 정도로 하는 게 좋나요.

“현금 비중을 따지는 건 무의미한 것 같아요. 저는 기업 가치에 비해 싼 주식이 있으면 사고, 그렇지 않으면 사지 않습니다. 올해 주식 시장에 많은 사람이 들어오면서 과거에 비해 저평가된 주식이 많지 않은 건 사실이에요. 얼마만큼의 현금을 보유할 것이냐를 고민하기보다는 내가 사려는 회사의 주식이 지금 저평가되어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따져보는 게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당장 쓸 현금과 병원비, 생활비, 급하게 쓸 일이 있을지 모르는 여윳돈을 제외하고는 전부 투자가 되어 있거나 투자를 위해 대기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국내와 해외 주식 투자 권유 비중이 어떻게 되나요.

“저는 현재까지는 국내 주식에만 투자하고 있어요. 영어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다면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것도 좋다고 봅니다. 그런데 기업의 연차보고서를 영문으로 읽고 관련 뉴스를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면 해외 투자는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게 좋다는 생각입니다. 다만 앞으로는 어느 정도 해외 투자 비중을 늘릴 필요는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국내 주식 투자에 대한 양도세를 거의 내지 않지만 앞으로 전면 과세를 하게 되면 국내나 해외나 세금 면에서 동등해지니 해외에서 투자 기회를 찾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기업의 적정 가치를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1순위는 무조건 사업보고서입니다. 경영자들이 매출 목표를 이야기하는 것은 믿을 수가 없어요. ‘이번에 반에서 내가 1등 할 거야’ ‘나중에 대통령 할 거야’하는 선언과 큰 차이가 없다고 보면 됩니다. 중요한 건 현재 그 기업의 상황인데, 그걸 가장 객관적으로 말해주는 게 바로 사업 보고서입니다. 거기에는 거짓말을 하면 안 되거든요. 경영자의 주장과 의견은 바뀔 수 있지만, 사업보고서 내용이 바뀌면 반드시 정정 공시를 해야 하거든요. 피터 린치는 기업 탐방을 선호하는 반면, 워런 버핏은 경영자의 말로 판단이 흐려지는 게 싫다며 기업 탐방을 싫어합니다. 대신 사업보고서 보는 것을 선호하죠. 제 경우에는 버핏처럼 웬만하면 사업 보고서를 보고 판단하는 편입니다.”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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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에 실패했던 종목이 있는지, 실패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손실을 본 기업도 있고, 잘 팔고 나왔는데 기업이 망가진 경우도 있었어요. 신생 게임회사였는데 정말 재밌게 그 회사의 폰 게임을 했거든요. 그런데 게임의 묘미인 결투장 버그가 고쳐지지 않더라고요. 이러면 유저에게 매력이 떨어지겠다 싶었는데 그때부터 실적이 안 좋아지고 순위도 떨어지더라고요. 저는 손실 보지 않는 선에서 팔고 나왔는데 기업 실적은 고꾸라졌어요. 또 다른 기업은 프랜차이즈를 많이 내고 사업을 잘하는 곳이라 여겼는데 말년에 송사가 있어서 고꾸라진 경우도 있었고, 이익은 많이 낸 기업인데 인수합병하는 회사가 분식회계 이슈가 있어서 기업 전체가 리스크를 떠안은 경우도 있었어요. 제가 실패했을 때는 그런 케이스였어요. 기업이 보유한 리스크를 적절하게 보지 못했거나 실제와 다른 전망을 했을 때였죠.”

투자 수익 실현은 언제 어떤 기준으로 하나요.

“‘이 회사 가치는 이 가격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면, 지금 갖고 있던 주식을 팔고 무조건 삽니다. 5%, 10% 먹었다 이런 식으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기업 가치와 주가를 비교해서 그 차이가 크면 사고 작으면 파는 식입니다.”

장기 투자하기 좋은 산업이나 섹터 또는 주시하는 산업군이 있나요.

“남들이 유망하다고 하는 산업이 있으면 전 동조하기보다는 스스로 ’실제로 잘 될까‘ 궁금해 하면서 살펴보는 편입니다. 지금 제가 잘 될 거라 여기는 분야는 반도체와 미용분야입니다. 반도체는 살아남은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이 정리가 많이 됐고 미용업계는 아직 정리되는 과정에 있거든요. 배터리의 경우에는 커 나갈 분야인 것은 분명한데, 누구나 성장을 예상하기 때문에 고평가된 기업이 많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친환경 기업도 테마가 붙어서 비싸 보이지만 큰 흐름 자체는 그쪽으로 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이 기사는 주간동아 1271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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