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민심 들쑤신 황당한 부동산 실언들

김호경기자 입력 2020-12-18 14:36수정 2020-12-18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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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모습.(뉴스1 자료사진)© News1
올해는 부동산 관련 설화가 어느 때보다 잦았다. 당정청 고위 인사들은 집값과 전셋값 모두 오른 현실을 외면하거나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발언들로 성난 부동산 민심을 더 들쑤셔 놓았다.

시작은 강기정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의 입이었다. 올해 1월 정무수석이었던 그는 ‘부동산 매매 허가제’ 검토 필요성을 CBS 라디오에서 공개 거론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강력한 대책을 내놓겠다”고 공언한 직후 발언이라 시장은 혼란에 빠졌다. 정부와 여당이 즉각 “검토한 적 없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투기와의 전쟁’에서 이기려면 위헌소지가 큰 규제도 불사하겠다는 부동산 철학이 엿보인 장면으로 평가된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월 16일 MBC 100분 토론에서 마이크가 꺼진 줄 모르고 “그렇게 해도 (집값) 안 떨어질 거다”라고 말한 게 그대로 전파를 탔다. ‘집값 폭락이 국가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토론 상대방의 주장에 대한 반박이라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7월은 올해 월간 집값 상승률이 가팔랐던 시기라 “정부가 집값을 잡을 생각이 없다는 속내가 드러난 것 아니냐”는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7월 24일에는 서울을 가리켜 “천박한 도시”라고 한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 발언이 구설에 올랐다.

살고 싶은 임대주택 현장점검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경기도 화성시 LH 임대주택 100만호 기념단지인 동탄 공공임대주택 단지를 방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인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사장(왼쪽)의 설명을 듣고 있다. 2020.12.11/뉴스1 © News1
8월 6일은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과 김조원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설화가 한꺼번에 일었다. 서울 강남구(3채)와 인천 강화군(1채)에 집을 보유한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20년 전 어쩌다 다주택자가 됐고 종부세(종합부동산세)를 납부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잊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썼다. ‘다주택자는 투기세력’으로 규정한 정부 정책에 동조하면서 자신은 다주택자여도 세금만 내면 문제없다는 뜻으로 해석되면서 ‘내로남불’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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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와 송파구에 아파트 2채를 가진 김 전 민정수석은 이날 송파구 아파트를 시세보다 2억 원 비싸게 내놓았다가 거둬들인 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부동산 거래를 할 때 남자들은 잘 모른다”는 청와대 해명은 부동산 투기 의혹이 일자 아내 탓으로 돌린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해명과 겹치며 여론을 더욱 악화시켰다. 그는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설화도 잦았다. 젊은층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기)’과 ‘패닉바잉(공황구매)’을 두고 “안타깝다(8월 25일)”, “분양을 받는 게 좋을지 생각해봐야 한다(8월 31일)”는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이란 비판을 받았다.

전세대란이 정점을 찍은 11월엔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호텔 전세’와 진선미 민주당 미래주거추진단장의 ‘아파트 환상 버리라’, 김 장관의 ‘아파트가 빵이라면’ 등 임대차2법을 무리하게 시행해 전세대란을 촉발한 책임은 인정하지 않으면서 급조한 전세대책에 힘을 실어주려다보니 민심과 어긋난 발언들이 쏟아졌다. 진 의원이 이달 7일 KBS라디오에서 집값 상승은 “정책의 실패라기보다는 시장의 실패라고 하는 성격이 더 강하다”고 한 것은 여당 내에서조차 무리한 발언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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