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솔저’ 개발 경쟁 현실화?…美 “中, 군인에 인체실험” 의혹 제기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10일 16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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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마른 남성에게 특수 혈청주사를 주입하고 특수 장비에 넣는다. 그러자 남성의 “이 울퉁불퉁 근육질로 변하면서 일반 군인의 10배가 넘는 근력과 체력을 갖게 된다. 영화 ‘퍼스트어벤저’에 나오는 슈퍼솔저 ‘캡틴아메리카’의 탄생 모습이다.

프랑스가 공식적으로 이 같은 슈퍼솔저 양성에 나섰다. 전쟁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는 최첨단 ‘인간 병기’를 확보하려는 강대국 간 경쟁도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BBC 등에 따르면 프랑스 군윤리위원회는 9일(현지 시간) 자국 군대에게 각종 이식기술, 생체공학을 이용해 일반군인보다 신체적, 인지적, 지각적, 심리적 능력이 월등한 ‘강화군인’(Enhanced soldiers)을 개발, 양성할 수 있는 권한을 승인했다.

이는 일명 ‘생체공학 군인(Bionic soldiers) 프로젝트’를 허용한 것으로, 고통이나 스트레스, 졸음, 피로 등에 대한 저항성을 키우는 기술 개발은 물론, 마이크로칩을 뇌에 이식해 전투에 필요한 지능을 향상시킬 수도 있다. 청력, 시력 등을 크게 높이는 약물, 위치추적, 병사 간 통신장비 없이 네트워킹할 수 있는 기술 등도 개발 대상에 포함된다. 말 그대로 ‘슈퍼솔저’ 만들기다.

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이미 타국에서는 강화군인 개발이 진행 중이라 프랑스도 따라갈 필요가 있다“며 ”그러나 병사의 의지나 인식, 인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전적 개조는 금지“라고 했다. 플로렌스 팔리 국방장관도 ”(강화군인이) 현장에 투입되는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이미 슈퍼솔저 경쟁에 뛰어든 국가들이 적지 않다. 미국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이미 몇 년 전부터 군인 뇌에 마이크로칩을 심는 기술을 실험 중이다. 나노기술로 만든 인공적혈구로 신체능력을 극대화하거나 수면을 참는 유전자 변형, 그리고 뇌파로 무인항공기(드론)를 조종하는 ‘뇌-기계 인터페이스 기술 등이 미국에서 속속 개발되고 있다.

중국은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한 신체능력 강화 등에 집중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미국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존 랫클리프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3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를 통해 ”중국 정부가 ’슈퍼솔저‘를 만들기 위해 인민해방군(중국 정규군) 병사들에게 인체실험을 하고 있다. 비윤리적 행보“라고 공개 비판했다. 중국 외교당국은 ”미국이 정치적으로 거짓말을 퍼트리고 있다“고 반박했지만, 중국이 슈퍼솔저 육성을 진행 중이라는 관측은 계속 나오고 있다. 한국 육군도 2050년까지 전쟁을 바꿀 8가지 게임체인저 중 첫 번째로 슈퍼솔저를 꼽았고, 이와 함께 자율전투로봇, 에너지무기, 극초음속 무기 등이 포함된다. BBC는 ”유럽연합(EU)에서 가장 많은 국방예산을 가진 프랑스도 강화군인 개발에 적극 나서면서 강대국의 슈퍼솔저 개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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