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전시 지휘용 비행기’ 습격 사건…누가? 언제?

  • 뉴스1
  • 입력 2020년 12월 10일 14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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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핵전쟁 발발시 대통령 등 정부 고위 인사가 탑승하는 이른바 ‘최후의 날 비행기’(Doomday Plane)에서 탑재 장비가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관계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내무부는 9일(현지시간) “남부 타간로그시 비행장에서 계류 중이던 일류신(Il)-80 항공기로부터 100만루블(약 1475만원) 상당의 장비가 도난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장비 도난사건이 신고된 Il-80 기체는 Il-86 여객기를 개조해 만든 러시아 정부의 ‘최고 지휘 통제기’로서 핵전쟁 등 위기상황에서 ‘공중 사령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Il-80기의 동체는 핵폭발시 발생하는 전자기파를 차단할 수 있도록 설계됐고 조종석 외엔 창문도 설치돼 있지 않다.

내무부는 도난사건이 난 비행기에서 사라진 장비의 세부 내역이나 언제 사건이 벌어졌는지 등 구체적인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인테르팍스통신은 “경찰이 이번 사건 발생을 인지한 시점은 지난 4일”이라며 “기내에 설치돼 있던 무선통신기기 등 장비 40여점이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관영 REN-TV도 “타간로그 비행장에서 정비작업을 받고 있는 Il-80 항공기에서 무선통신장비가 도난당했다”며 “기내에서 용의자의 것으로 보이는 발자국과 지문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현지 경찰은 현재까지 12명을 상대로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타간로그 비행장은 국영 항공사 베리에프가 관리하는 곳으로서 외부인의 접근이 제한되는 곳”이라며 “비행장에 들어갈 수 있는 공무원 등 관계자가 사건에 가담했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크렘린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번 사건을 “긴급사태”로 규정하고 관계 당국에 재발방지 조치 마련을 주문했다.

러시아 정부는 1990년대부터 모두 4대의 ‘최후의 날 비행기’를 운용하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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