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할머니들 용기에 경의”…‘위안부’ 국제법정 당시 검사, 영상으로 감사 전해

박상준 기자 입력 2020-12-02 20:41수정 2020-12-02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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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트라우마와 고통을 용감하게 말해 국제형법에 큰 변화를 가져온 ‘위안부’ 피해 여성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2000년 열린 일본군성노예전범 여성국제법정 당시 수석검사를 맡았던 우스티나 돌고폴 호주 플린더스대 법과대 교수는 여성국제법정 20주년 기념행사를 맞아 영상을 통해 감사 메시지를 전했다. 여성국제법정은 2000년 한국 중국 대만 등 8개 피해국이 히로히토 전 일왕 등을 전시 성노예제 운영 혐의로 기소해 유죄 판결이 내려진 민간법정이다.

일본군 ‘위안부’ 연구회(회장 양현아 서울대 법대 교수)는 4, 5일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에서 ‘2000년 여성국제법정의 공공 기억과 확산’을 주제로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누구나 온라인으로 신청해 참여할 수 있는 이 행사에서는 각계 전문가들의 발표와 토론, 국제법정 당시 영상과 ‘위안부’ 피해 생존자들의 목소리를 담은 다큐멘터리가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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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국제법정 당시 또 다른 수석검사였던 퍼트리샤 셀러스 국제형사재판소 검찰 특별고문도 기념 영상을 보내 “여성국제법정의 영향으로 과테말라 인도네시아 이란 등에서 성폭력과 성노예제 범죄를 다룬 시민법정이 생겨났다”고 말했다. 돌고폴 당시 수석검사는 “여성국제법정은 2차세계대전 이후 젠더 범죄를 처벌하는 데 실패한 국제 사법체계를 바로잡았다”며 “피해자들이 자신의 경험을 공개해 세계 여성들에게 여성의 존엄을 짓밟는 가해자들을 고발할 용기를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당시 여성국제법정에 참여했던 이용수 할머니도 기념 영상을 통해 “제 나이 아직 93세, 아주 젊다. 끝까지 여러분과 같이하겠다”며 “생존해 계신 여러 피해자분들 힘내시라”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히트곡의 가사를 바꿔 “내 나이가 어때서, 활동하기 딱 좋은 나이인데”라고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여성국제법정 당시 한국 측 검사로 참여했고 이번 20주년 행사를 주관한 양현아 교수는 2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여성국제법정은 세계인들에게 집합적인 기억을 남겼다”며 “피해 생존자의 증언으로 일왕을 소환한 ‘아래로부터의 법정’이자 아시아인에 대한 성폭력에 침묵한 극동국제군사법정의 맹점을 조명한 ‘아시아의 법정’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20주년 기념행사에서는 여성국제법정의 공공 유산을 새기고 공공 기억을 계승·확산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일본 도쿄에서 열린 여성국제법정은 2000년 12월 8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 중국 대만 등 8개 피해국 검사단 40여 명이 히로히토 전 일왕 등 25명을 기소한 민간 법정이다. 당시 개브리엘 맥도널드 전 유고 전범재판소장 등 재판부는 “일본 정부는 납치, 사기 등을 통해 수많은 여성을 강간하는 등 인도에 반한 범죄를 저질렀다”며 “일왕 히로히토에게 유죄를 선고한다”고 판결했다.
※2000년 여성국제법정 기념행사 참가 신청 방법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참가만 가능)

● 일시 : 2020년 12월 4일(금) ~ 12월 5일(토)

● 내용 : 12월 4일 기념행사, 12월 5일 국제학술행사

● 방법 : 온라인 중계(Zoom)

● 신청 : http://bit.ly/34Cz3JU

● 문의 : jmssrnetwork2020@gmail.com


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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