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위원장 “김해신공항 ‘백지화’ 말한적 없다…가덕, 정치적 해석”

  • 뉴스1
  • 입력 2020년 11월 20일 16시 46분


코멘트
김수삼 김해신공항 검증위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 검증 결과 발표를 마친 뒤 물을 마시고 있는 모습. 2020.11.17/뉴스1 © News1
김수삼 김해신공항 검증위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 검증 결과 발표를 마친 뒤 물을 마시고 있는 모습. 2020.11.17/뉴스1 © News1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김해신공항 사업 추진에 대해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최종 결론을 발표했지만 이를 둘러싼 논란은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일부 검증위원들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검증위 발표가 자신들의 내부 결론과 다르게 뒤집어졌다는 주장을 펴고 나선 데다 검증위 발표 이후 더불어민주당이 ‘가덕도 신공항’을 밀어붙이고 있는 데 대해 반발 기류가 감지되고 있어서다.

일단 검증위는 ‘근본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만 강조하면서 이를 곧바로 김해신공항 백지화로 받아들이는 데 대해선 선을 긋고 있다.

검증위원장을 맡은 김수삼 한양대 토목공학과 명예교수는 20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과학적, 기술적 측면에서 김해신공항의 적정성을 검토한 것을 가덕 등 특정 공항과 연결하거나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유감을 표명하는 바”라고 밝혔다.

검증위 내에선 지난 17일 검증위의 ‘근본적 검토 필요’ 발표에 대해 내부 절차적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총리실 등에 따르면 검증위는 지난 9월 내부 회의를 통해 김해신공항 사업을 조건부로 추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한다. 그러나 검증위의 공식 발표는 ‘근본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내용으로 바뀌었다.

여기엔 신설활주로 방향에 있는 주변 산 등 장애물을 절취해야 하는지 여부와 이에 대해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부산시와 협의해야 한다는 법제처의 유권해석이 결정적인 근거가 됐다.

한 검증위원은 20일 뉴스1과 통화에서 “김해신공항 계획을 보완해서 추진해야 한다는 게 우리 스탠스였다”면서 “법제처가 ‘장애물 절취에 관해 지자체와 협의해야 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리면서 (최종 결론이) 바뀐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증위는 전날(19일) 보도자료를 내고 “9월25일 검증위 전체회의시 당시까지의 종합적인 검증결과와 법제처의 법령해석(공항시설법 제34조제1항제1호)결과를 참조해 최종 검증결과를 도출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라며 “법제처 해석만으로 결론을 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일각에선 지난 9월25일 전체위원회 이후 11월10일 법제처 해석이 나온지 이틀 뒤인 12일 검증위원장과 분과위원장 5명만 모여 백지화 결론을 내렸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김수삼 위원장은 “9월25일 전체회의에서 법제처 해석에 따라 두 가지 결론 중 하나를 채택하기로 결정을 한 상황이었으며, 11월10일 법제처 해석 이후 같은달 12일 총괄분과위원회(위원장 + 분과위원장 4인)를 열어서 발표문을 최종 확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검증위 내부에선 검증위가 법제처 해석을 토대로 ‘재검토’ 결론을 이른 것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 검증위원은 “부산시는 그동안 비행기 이·착륙시 안전 문제 등을 들어 주변 산 등 장애물을 절취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그간 국토교통부는 절취하지 않고도 (안전 문제 없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며 “지금 제주도는 오히려 (비행장 건설시 장애물인) 오름을 절취하지 말고 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부산과는 거꾸로다”라고 말했다.

이 검증위원은 이어 “우리나라 공항들을 한번 봐 보라. 다 (장애물을) 절취 안하고 활주로를 건설한 게 많다. 그래도 (안전성엔) 문제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검증위 내에선 최종 결론 발표 이후 더불어민주당이 김해신공항 사업의 백지화를 기정사실화하고 ‘가덕도 신공항’ 추진에 나서고 있는 데 대해 비판적인 입장도 나오고 있다.

한 검증위원은 “검증위는 검증 항목이 국토부의 기본계획을 놓고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제기한 쟁점만 과학기술적으로 검토만 한 것으로, 경제성 평가는 항목 자체에 없었다”며 “김해신공항의 경제성 평가에 대해선 이미 2016년에 다 한 게 있고, 가덕도 신공항의 안전성 문제도 확인해 보면 다 알 수 있을 것이다. 여당이 검증위의 결론을 김해신공항 백지화로 보고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검증위원장을 맡은 김수삼 한양대 토목공학과 명예교수도 일부 언론과 인터뷰에서 “김해 신공항을 못 쓴다는 말은 하지 않았고, 우리 뉘앙스는 보완하고 쓸 수 있으면 김해 신공항으로 가라는 것”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김 위원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해당 보도는 검증위원장으로서 공식인터뷰가 아니고 언급내용을 보도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선의로 응한 통화에 대해 위원장 공식 취재기사로 보도하고, 내용을 왜곡해 보도한 것”이라며 “심히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보고서나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발표문 이외의 위원회 입장이 전혀 있을 수 없다”고도 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