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번역원, 2020 한-러 수교 30주년 기념 ‘5+5’ 시리즈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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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1월 20일 1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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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번역원(원장 김사인)은 2020 한-러 수교 30주년을 기념하여 러시아문학번역원(The Institute for Literary Translation, Moscow), 러시아연방출판매스컴청과(Federal Agency for Press and Mass Communications of the Russian Federation) 함께 양국 문학작품 각 5권을 공동으로 교차번역·출간하는 ‘5+5’ 시리즈 출간을 지원했다고 20일 밝혔다. ‘5+5’ 공동출간 사업을 2018년 처음 논의한 지 2년 만인 올해, 수교 30주년을 맞아 한국과 러시아에서 각 5권(총 10권)이 모두 출간되어 결실을 맺었다는 것.

한국문학번역원과 러시아문학번역원은 근현대를 아우르는 19~21세기 양국 유수 문학작품 중 아직 서로 소개되지 않은 작품을 대상 도서로 선정하였다. 번역에는 한국외대 방교영, 모스크바국립외대 예카테리나 포홀코바 교수 등 국내외 실력 있는 번역가 십여 명이 참여했다. 출판에는 김성규 시인을 중심으로 여러 시인들이 의기투합하여 문학의 다양성을 소개하고 있는 도서출판 ‘걷는사람’, 러시아에서 유수 외국문학 작품을 전문으로 다루는 ‘TEXT’ 출판사가 참여했다.

이번에 러시아어로 번역된 한국 작품으로는 일제강점기 친일 지주 계층을 풍자한 채만식 『태평천하』(В эпоху великого спокойствия), 20세기 한국대표 시인들의 작품을 엮은 한용운·윤동주·박경리·김남조 『놀란 가슴: 20세기 한국시 100선』(Изумленное сердце. Сто стихотворений корейских поэтов ХХ века), 이문열 소설가의 초기 단편선 『타오르는 추억』(Вспышки воспоминаний), 90년대 대표 노동소설 방현석 『내일을 여는 집』(Дом нашего будущего), 21세기 대표 작품 김영하 『빛의 제국』(Империя света)이 있다.

한국어로 번역되어 국내에 소개된 러시아 작품으로는 러시아에서 가장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인 빅토르 펠레빈의 인공지능 관련 SF소설 『아이퍽10』, 노벨문학상 수상자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의 평론집 『세기말의 러시아 문제』, 러시아 다수 문학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 35개 언어로 번역된 구젤 야히나의 유배문학 『줄레이하 눈을 뜨다』, 러시아 대문호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의 풍자가로서의 면모를 불 수 있는 『웃음과 풍자 코드로 읽는 도스토예프스키 단편선』, 러시아가 사랑한 서정의 대가 유리 카자코프가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그려낸 『저기 개가 달려가네요!』가 있다.

김사인 한국문학번역원장은 “한-러 수교 30주년이 된 뜻깊은 해에 러시아와 문학으로 함께하게 되어 기쁘다”며, “이를 계기로 우리 두 나라 사람들이 서로를 더 잘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5+5’ 공동출간 한국작품에 포함된 이문열 소설가는 “러시아는 한국과 교류가 가장 오래된 국가”라며, “앞으로도 양국 문학이 본질적이고 보편적인 세계의 고민, 시대의 고민을 함께하는 동반자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1930년대 소련의 부농추방운동과 강제이주를 배경으로 『줄레이하 눈을 뜨다』를 쓴 구젤 야히나 소설가도 “공동출간에 참여하게 되어 기쁘다”며, “사할린·중앙아시아 강제이주의 아픔을 겪은 한국민족과도 연결고리가 있는 이 작품이 한국 독자들을 만나, 러시아 역사와 문학에 대한 공감을 조금이나마 불러일으키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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