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9명’ 기준완화 첫날, 발열 체크-QR 코드 인증 거친 뒤 예배실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20일 18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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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영상이긴 해도, 교회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어 기쁘네요.”

수도권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지난달 19일부터 비대면 예배만 허용하던 교회의 허용 인원 기준이 20일부터 다소 늘어나 교회를 찾는 교인들의 발길도 많아졌다. 정부가 교계의 요청을 받아들인 조치지만, 아직 코로나19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방역지침 위반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오전 11시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에는 700명가량의 교인이 찾아와 예배에 참석했다. 정부 지침에 따라 300석 이상 대형 예배실에는 최대 49명, 300명 미만 예배실은 최대 20명만 입장을 허락했다. 모두 본당에서 진행하는 예배 영상을 각 예배실로 실시간 송출하는 비대면 방식이었다. 교회 관계자는 “인터넷으로 미리 신청한 교인들만 참석을 허용했으며,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등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간 서울 양천구에 있는 한 대형교회 역시 비대면 예배에 참석하는 교인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교인들은 발열 체크와 QR 코드 인증을 거친 뒤 거리를 두고 예배실로 들어갔다. 한 교인은 “오랜만에 교회를 찾는 것이라 예배 시작 50분전에 도착해서 기다렸다”며 “비대면이라도 교회에서 함께 예배를 볼 수 있어 매우 설렌다”고 말했다.

한 대형교회 관계자는 “그동안 교회에 들어가지 못하고 근처 계단 등에서 스마트폰 등으로 영상 예배를 보던 교인들을 볼 때면 마음이 불편했는데 이제 짐을 덜었다”고 했다. 한국교회총연합 측도 “교회 규모와 상관없이 20명으로 인원을 제한했던 정부 지침이 완화되면서 각 교회가 상황에 맞게 예배 인원을 더 받을 수 있는 효과가 났다”고 반겼다.

일각에선 비대면 예배라고는 하지만 예배 참석자들이 늘어난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수도권의 한 방역 관계자는 “영상만 비대면으로 보는 것일 뿐, 50명가량이 한 밀폐공간에 머무는 건 마찬가지 아니냐”고 지적했다. 서울 강동구에 있는 한 대형교회 예배에 참석한 A 씨(56)도 “일부에서 곱지 않은 시선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 “교인들이 합심해서 방역수칙을 지켜야 다시 예전처럼 예배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 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비대면 예배 원칙을 유지하되 감염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수준에서 대면 예배 기준을 완화한 것”이라면서 “수칙 준수는 물론 소독도 강화하고, 로비 등에 밀집하는 일도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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