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정권’ 공식 출범…각료 대거 유임, 한일관계 개선 어려울듯

도쿄=박형준 특파원 입력 2020-09-16 16:35수정 2020-09-16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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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자민당 총재가 16일 열린 임시국회에서 99대 총리로 선출됐다. 최장수 기록을 세우며 7년9개월 동안 연속 재임했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끝나고 ‘스가 정권’이 공식 출범했다. 임기는 아베 전 총리의 잔여 임기인 내년 9월까지다.

스가 총리는 이날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전 후생노동상을 관방장관으도 이동시키는 등 20명의 각료를 임명해 ‘스가 내각’을 발족시켰다. 20명 각료 중 11명(8명 유임, 3명 수평 이동)을 직전 아베 내각 인사로 채워 ‘아베 정권 계승’을 분명히 했다.

특히 한국과 관련이 깊은 업무를 담당하는 각료들이 대거 유임되면서 경색된 한일 관계가 이른 시일 안에 개선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상(징용 등 외교문제 창구), 가지야마 히로시(梶山弘志) 경제산업상(수출 규제),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문부과학상(교과서 문제)이 자리를 그대로 지켰다.

2018년 말 벌어진 ‘한일 초계기 레이더 조준 논란’ 등 한국과 대립할 가능성이 있는 방위상에는 아베 전 총리의 친동생인 기시 노부오(岸信夫) 의원이 임명됐다. 그는 태어나자마자 외가의 양자가 됐기 때문에 아베 총리와 성(姓)이 다르다. 일본 외교 소식통은 “아베 전 총리의 동생을 입각시킨 것은 아베의 안보정책을 계승하겠다는 메시지를 일본 국내 보수층과 해외에 내보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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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료들을 총괄하는 관방장관에는 아베 전 총리의 최측근인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후생노동상을 기용했다. 가토 관방장관과 아베 전 총리는 부친 세대부터 시작해 2대(代)에 걸쳐 깊은 관계를 맺어온 사이다. 외교안보 뿐 아니라 내치에서도 아베 전 총리의 입김이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스가 총리는 인사 원칙에 대해 ‘개혁 의지가 높고, 제대로 일하는 사람’ 등 2가지를 꼽았다. 스가 총리가 강조한 개혁을 담당할 행정개혁담당상에는 1996년 중의원 의원 당선 동기인 고노 다로(河野太郞) 전 방위상을 임명했다. 또 아베 전 총리와 달리 스가 총리는 디지털화를 강조했는데, 디지털담당상으로 히라이 다쿠야(平井卓也) 의원을 임명하며 어느 정도 ‘스가 색깔’을 냈다.

내각 및 자민당 간부 인선이 마무리됨에 따라 일본 정계의 관심은 중의원 해산 및 총선으로 이동하고 있다. 스가 총리가 1년 단기로 끝나지 않고 장기 집권을 하려면 ‘총선 압승’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래야 내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재선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은 15일 기자회견에서 공개적으로 “조기 중의원 해산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각종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스가 총리와 자민당 지지율이 높은 지금이 적기라는 것이다.

하지만 연립여당 파트너인 공명당은 최대 후원단체인 창가학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오랜 기간 활동을 하지 못해 조기 총선에 부정적이다. 아사히신문은 16일 “조기 총선을 놓고 스가 총리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야당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제2야당인 국민민주당 및 무소속 의원을 규합해 중·참의원 의원 150명 규모의 새로운 입헌민주당을 만들고 15일 창당대회를 열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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