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 목숨은 10개냐”…태풍에 ‘순찰無’ 지적한 입주민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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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9월 16일 13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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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이미지. 출처= 뉴스1
참고 이미지. 출처= 뉴스1
포항의 한 아파트에서 일부 입주민이 태풍 상륙 당시 경비원에 욕설 등 심각한 폭언을 벌인 것으로 알려져 갑질 논란이 일었다.

자동차 전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지난 15일 ‘포항 어느 아파트 주민의 갑질’이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욕설과 폭력이 난무해 관리실 전원 사퇴. 입주민 누군지 모르지만 인성 X이다. 포항시에 위치한 어느 아파트라고 한다”고 알렸다.

이와 함께 첨부한 2장의 이미지 중 첫번째는 경비원이 올린 게시글이다. 이 경비원은 “태풍으로 인해 숨 쉴 틈도 없이 온몸을 파스로 도배하고 일하는데 기가 차는 말을 들었다”면서 일부 입주민의 갑질을 폭로했다.

그는 입주민으로부터 “(새벽) 3시에 경비가 비바람치는데 전등들고 안 돌아다닌다” “차 빼라는 방송도 안 한다. 6시 되니 이제서야 돌아다닌다” “옥상에 물퍼내는 작업 중인데 낙엽이 많은데 치우지도 않고 뭐하는지 모르겠다” 등의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3일 새벽 ‘안전이 우선이니 절대 나가지 말라’는 지시를 받고 대기하다가 6시쯤 순찰을 시작했다. 경비 목숨은 10개쯤 되나? 태풍이 경비원 따위는 피해가나? 나도 한 집의 가장이고 소중한 목숨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람 불어 지붕 떨어지는데 나가서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냐. 명령이나 무시가 아닌 존중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두번째 사진은 관리소 공지문이다. 첫번째 호소문에 이어 올라온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태풍 마이삭으로 시설물 및 차량 피해로 입주민 민원이 심각해 긴급회의 결과 전원 사퇴하고자 한다. 입주민께서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달라”고 전했다.

관리소 측이 밝힌 민원은 이렇다. ▲베란다 유리 파손을 당장 해결해주지 않는다고 관리소에 찾아와 욕설과 폭언, 집게 던지더니 해결 못하면 소장 그만두라면서 아파트 다 불싸지르겠다 발언 ▲태풍으로 위급한 상황임에도 청소(낙엽) 미비 지적 등이다.

글을 본 네티즌들은 분노했다. “태풍에 할아버지 밖에 내보내고 싶나?”, “아직도 이런 아파트가 있냐”, “마음 좀 곱게 써라”, “경비원도 사람인데 태풍에 청소가 웬말이냐” 등 비난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해당 글을 올린 글쓴이는 “우리 지역 일에 관심 가져줘서 감사한다. 갑질 사건이 무마된 건 아닌 것 같지만 사퇴를 보류하고 태풍 복구에 힘쓰시겠다더라”고 상황을 덧붙였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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