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만에 운영 재개한 디지털 교도소…“이대로 사라지기엔 아까워”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11일 22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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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자 등의 신상정보를 임의로 공개하는 웹사이트 ‘디지털 교도소’가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8일 폐쇄했다가 사흘 만에 운영을 재개했다.

“디지털 교도소를 이어받은 2대 운영자”라 밝힌 A 씨는 11일 오전 폐쇄됐던 해당 웹사이트에 입장문을 올리고 “사적 제재 논란으로 많은 비판에 직면해 있지만, 이대로 사라지기엔 아까운 웹사이트다. 고심 끝에 운영을 맡았다”고 밝혔다.

그는 “1기 운영진들은 경찰에 신원이 특정됐고 인터폴 적색수배도 내려진 상황이다. 운영이 어렵다고 생각해 잠적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충분한 검증 없이 업로드한 1기 운영진에 피해를 입으신 채정호 교수님과 김도윤님께 사죄드린다”고 했다. 신상 공개 뒤 5일 극단적 선택을 한 대학생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앞으로는 누가 보기에도 확실한 증거들이 존재하는 경우에만 신상 공개를 할 것을 약속한다”며 “일부 게시 글은 증거 보완 뒤 다시 업로드하겠다”고도 했다.

7월부터 디지털 교도소 관련 수사를 진행해온 대구지방경찰청 관계자는 “기존 페이지와 계정을 재운영하는 대신 서버 관리 주체를 변경한 걸로 보인다”며 “1기와 마찬가지로 이들도 수사 대상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 1기 운영진 상당수의 신원을 파악하고 검거에 나섰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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