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연방대법관 후보 20명 발표…보수 세력 결집 노리나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10일 11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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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연방대법관 후보 명단을 발표했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보수 세력 결집과 연방대법원 쟁점화를 노린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날 폭스뉴스,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연방대법관 후보 명단을 발표했다. 20명의 후보군에는 테드 크루즈(텍사스), 톰 코튼(아칸소), 조시 홀리 (미주리) 공화당 상원의원 등이 포함됐다. 여성은 6명, 라틴계는 2명이 이름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행히도 정당한 법에 따른 판결을 거부하는 급진좌파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며 “이 극단적 운동이 연방대법원에서 인정된다면 의회의 결정과 별개로 미국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들(민주당)은 아직도 조사를 마치지 못했다”며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를 압박했다.

이번 발표는 재선을 앞둔 트럼프가 보수 세력에 호소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법원에서 이민정책, 총기권리, 낙태 등 굵직한 정부정책이 대법원 판결로 갈리는 만큼 보수세력은 특히 대법관 지명에 민감하다. 지명된 상원의원들이 대중 강경파라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2016년 후보 시절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이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지명한 후보 인준을 거부한 상황에서 후보 11명을 공개한 바 있다.

대법관을 쟁점화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대법관 후보를 발표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한편, 이후 대결 구도를 형성하려 한다는 것. USA투데이는 이날 후보 발표에 대해 “법조계에 활력을 불어놓고 재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라고 평가했다.

대법원은 현재 보수 5명, 진보 4명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최고령인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87)의 건강이상설이 지속적으로 불거지면서 후임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종신직인 연방대법관의 임명권은 대통령이 쥐고 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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