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동양대 조교 “업무용PC에 직인파일 2개…정경심은 컴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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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9월 8일 17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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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및 자녀 입시비리’ 등의 혐의를 받는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가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위반 등 관련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0.9.8/뉴스1 © News1
‘사모펀드 및 자녀 입시비리’ 등의 혐의를 받는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가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위반 등 관련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0.9.8/뉴스1 © News1
전 동양대 교양학부 조교가 정경심 교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내가 사용했던 업무용PC에서 총장 직인 이미지 파일들을 본 적 있다”고 증언했다. 이 증언은 정 교수가 자신이 사용했던 PC에서 동양대 표창장 파일이 나온 이유에 대해 “조교들이 사용했던 파일인 것 같다”고 주장한 것과 부합한다.

그러나 이씨는 이어진 검찰의 반대신문에서는 “총장 직인인지는 명확하지 않다”며 말을 바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임정엽 권성수 김선희)는 8일 정 교수의 공판기일에 2012년 3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동양대 교양학부 조교였던 이모씨를 증인신문했다. 이씨는 변호인신문에서 정 교수 주장에 부합하는 증언을 이어갔다.

변호인은 “증인이 사용했던 교양학부 PC에서 혹시 총장직인 이미지 파일을 본 적 있냐”고 물었다. 이에 이씨는 “네. 본 적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제가 할일이 없어 컴퓨터를 뒤적거렸던 것 같은데 그때 이미지 파일이 여러 개 나온 걸 봤다”며 “누군가가 그냥 쓰려고 한 게 아니고 어떤 프로그램을 다운 받으면 한번에 설치되는 것 같은 그런 파일이었다. 그 안에 동양대 이미지도 있고 직인도 있고 그랬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 교수 측은 정 교수가 동양대에서 가져가 집에서 사용했던 PC에서 동양대 표창장 파일들이 나온 이유에 대해 “업무용 PC 데이터를 백업하는 과정에서 (정 교수도 모르게) 옮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직원이 동양대에서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변호인은 ‘어떤 프로그램을 깔면 한번에 깔리는 이미지들 같았다’는 게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이씨는 “저는 학교에 필요한 프로그램만 깔았을 뿐인데 폴더 안에 아이콘이 몇개만 있는 게 아니라 스크롤을 내려서 봐야할 정도로 많았다”며 “직인이 한 2개 정도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씨는 이후 이뤄진 검찰의 반대신문에서는 총장 직인 파일이었는지에 대해 확실하지 않다고 말을 바꿨다.

검찰은 반대신문에서 “증인이 인수인계 받아 사용했던 PC인데, 다른 조교는 그런 직인파일 사용한 적 없다고 했다”며 “증인이 헷갈린 게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씨는 “네. 그냥 직인 두 개가 있었다는 기억 밖에는”이라고 했다. 이에 검찰은 “그게 동양대 총장 직인인지는 명확하지 않는 거냐”고 재차 물었고 이씨는 “네”라고 답했다.

이씨는 또 동양대 총장 명의의 상장과 수료증을 제작하고 직접 총장 직인을 받기도 했는데, 일련변호는 총무복지팀에서 받지 않고 자신이 임의로 번호를 따서 만들었다고 했다.

이씨는 상장 등이 많지 않은 경우 직인 관리 조교가 직접 직인을 찍어줬지만, 자신이 요구한 상장 등은 백 장 정도라 조교가 직접 찍으라고 꺼내만 줬다고도 했다. 그는 조교로부터 임의로 일련번호를 부여해 상장을 만들면 안된다는 주의를 받은 적은 없다고 했다.

정 교수 측은 앞서 동양대 총장 직인이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씨는 또 정 교수가 ‘컴맹’(컴퓨터를 다룰 줄 모르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라서 스캔작업이 필요하면 자신에게 시키는 등 별 거 아닌 걸로 귀찮게 계속 불렀다고도 했다. 정 교수가 표창장을 위조할 정도의 컴퓨터 실력을 갖고 있지 않다는 변호인 주장과 부합하는 증언이다.

검찰은 반대신문에서 이씨가 일련번호를 마음대로 1~4번으로 적었다는 상장양식이 실제 수상자의 상장을 제시하며 상장대장의 순번대로 나간 점을 지적했다. 검찰은 “증인이 상장대장을 받아 기재하고 직인 찍은 거 같은데 기억이 안 나냐”고 추궁했다.

이씨는 “기억이 없다”고 했다. 이에 재판부는 “증인. 아까 선서했다. 이건 증인이 작성한 거라고 하지 않았냐”며 “그런데 실제로 번호가 다르다. 이 차이가 왜 나는지 본인이 설명해야 하지 않냐”고 지적했다.

이씨는 “기억이 안 난다”고 하자 재판부는 다시 “아까 이야기할 때는 상장대장, 직인대장 한 번도 찍은 적 없다고 말하지 않았냐”며 “이게 왜 상장대장 순번대로 나가냐”고 물었다. 이씨는 “어… 그러니까요… 왜 그러지?”라고 답했다.

검찰은 또 정 교수가 ‘컴맹’이었다는 증언에 대해 “정 교수는 경력증명서를 스스로 스캔해 파일 양식을 JPG에서 PDF로 바꿨다”며 “정 교수가 사용할 줄 아는 거 같은데 증인은 부탁만 받았을 뿐 정 교수가 스캐너를 사용할 줄 아는지 모르는지 모른다는 거냐”고 물었다.

이에 이씨는 “제 기억으로는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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