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세 소녀 강경진압 논란에…홍콩 경찰 “최소한 물리력” 해명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7일 15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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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찰이 6일 시위 현장에서 수상하게 뛰었다는 이유로 12세 소녀를 넘어뜨리며 진압해 논란이 일고 있다.
홍콩 경찰이 6일 시위 현장에서 수상하게 뛰었다는 이유로 12세 소녀를 넘어뜨리며 진압해 논란이 일고 있다.
홍콩 경찰이 6일 입법회 시위 연기에 항의하는 시위 도중 12세 소녀를 체포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가디언 등 외신이 전했다. 홍콩 소셜미디어 및 매체에 퍼지는 영상에는 홍콩 경찰이 번화가인 왕자오 인근을 지나는 사람들을 건물 쪽으로 몰자 당황한 소녀가 틈새로 빠져나온다. 그러다 이를 본 다른 경찰이 소녀를 막아 넘어뜨린 뒤 여러 경찰이 모여들어 소녀를 제압한다.

자신의 이름을 파멜라라고 밝힌 이 소녀는 홍콩 아이캐이블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오빠와 함께 미술 준비물을 사러 나갔으나 경찰 저지선 때문에 가지 못했다”며 “매우 무서웠다. 우리한테 꼼짝 말라고 말했지만 무서워서 도망쳤다”고 설명했다. 소녀의 어머니도 핑궈일보에 어머니는 딸이 아들과 함께 미술 준비물을 사기 위해 나갔으며 단순히 놀라서 도망친 것뿐이라며 경찰을 고소할 뜻을 밝혔다. 소녀는 팔꿈치에 부상을 입었고 소녀의 오빠 역시 발에 멍이 들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홍콩 경찰은 해당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며 논란이 일자 성명을 내고 12세 소녀의 체포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소녀가 갑자기 의심스럽게 뛰었다. 이에 경찰이 최소한의 필요한 무력을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또 “청소년들이 불법 집회에 참가하는 것을 우려했다. 혼란스러운 시위 현장에 이들이 있다는 것 자체가 개인 안전에 위험이 된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소녀를 포함해 거리에 있던 행인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2인 이상 집합 금지를 어겼다며 딱지를 부과했다. 소녀의 오빠인 스티븐은 벌금을 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시위는 지난 7월 1일 홍콩보안법 반대 시위 이후 가장 큰 규모였다. 홍콩 경찰은 이번 시위에서 야우마데이, 왕자오 인근에서 289명이 불법집회 참가 혐의로 체포됐다고 밝혔다. 당초 이날은 홍콩 입법회 선거 예정일이었으나 캐리 람 행정장관이 7월 코로나19 위험을 이유로 선거의 1년 연기를 발표했다. 이에 친민주주의 세력은 람 장관이 코로나19를 반대세력을 억압하기 위해 악용하고 있다며 이날 대규모 시위를 예고한 바 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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