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살 즈음 64㎏서 46㎏ 근육질 몸매로… “운동은 가슴 뛰는 인생 만드는 마법”

손효림 기자 입력 2020-09-05 03:00수정 2020-09-05 11:47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운동하는 동화작가’ 이민숙씨
과자 달고 살다 갱년기 우울증… 보디빌딩 할머니 보고 운동 결심
자신감 생겨 피트니스 대회까지
식습관까지 바꾼 경험 책 펴내
이민숙 작가가 지난해 피트니스 대회에 참가한 후 찍은 보디 프로필 사진. 그는 “운동이 젊게 사는 최고의 방법이다. 하지만 피트니스 대회 준비는 너무 힘들어서 인생에 한 번이면 족하다”며 웃었다. 꿈의지도 제공
전업주부로 딸 셋을 키우고 46세에 동화작가가 됐다. 50세 기념 적금을 부으며 뭘 할지 즐거운 상상을 하다가 우리 나이로 50세를 맞았다. 한데 덜컥 찾아온 건 갱년기 우울증. 과자, 초콜릿을 달고 살았다. 순식간에 10kg이 늘어 체중계는 64kg을 가리켰다.

견딜 수 없어 시작한 운동. 삶이 바뀌었다. 46kg 근육질 몸매로 피트니스 대회에 나갔다. 채널A ‘TV 주치의 닥터 지바고’를 비롯해 방송 출연 요청이 이어졌고 포털 사이트 메인 화면에 올랐다. 올해 7월 출간한 ‘50, 우아한 근육’(사진)은 한 달 만에 초판 2000권이 다 팔렸다. ‘운동하는 동화작가’ 이민숙 씨(50) 이야기다.

이 작가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2일 만났다. 키 164.5cm로, 초록색 체크무늬 원피스를 입은 그에게서 경쾌한 에너지가 흘렀다. 그는 “저질체력이던 내가 이렇게 바뀔 줄 몰랐다”며 웃었다. 그가 운동을 하게 된 건 보디빌딩 대회에서 2위를 한 75세 임종소 할머니의 TV 인터뷰를 우연히 본 게 계기가 됐다.

“처음에는 아파트 계단을 오르내렸어요. 그러다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에 지난해 가을 피트니스센터를 찾았죠. 트레이너 선생님이 피트니스 대회 출전을 권했어요.”

주요기사
피트니스 대회에 나가려면 100일 정도 준비해야 하는데 당시 대회까지는 60일밖에 남지 않았다. 트레이너는 2020년 봄 대회를 목표로 하라고 했지만 그는 2019년을 고집했다.

“50세가 지나기 전에 뭔가 꼭 이루고 싶었어요. 한데 상상 이상으로 힘들었어요.”

하루 네 끼 닭가슴살, 고구마, 채소만 먹었다. 그렇게 채소를 많이 먹은 건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매일 무게를 늘려가며 덤벨을 들어올릴 때면 지옥이 따로 없었다.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을까.

“갱년기 증상을 빨리 극복하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갑자기 화가 치솟고 등이 화끈거리면서 땀으로 흠뻑 젖고…. 계속 그렇게 지내기 싫었어요. 독박육아로 애 셋을 키우다 보니 의지력도 생긴 것 같고요.(웃음)”

식단을 바꿔 규칙적으로 먹고 운동하니 몸에서 독소가 빠져나가는 게 느껴졌다. 처음으로 자신의 11자 복근도 만났다.

“가족들 뒷바라지를 하다가 나에게만 집중하는 게 참 좋았어요. 몸은 정직해요. 내가 하는 만큼 결과가 나오니까요. 무기력증도 사라졌고요.”

가족의 응원 속에 굽 15cm 하이힐을 신고 피트니스 대회 무대에 선 날, 떨면서도 1분 20초간 무사히 해냈다. 건강한 몸을 만들자 자신감도 생겼다.

이 경험을 담은 에세이 ‘50, 우아한 근육’은 그렇게 세상에 나왔다. 단순히 운동법과 식단만 정리한 건 아니다. 먹는 게 왜 중요한지, 근육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몸이 바뀌면 정신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등을 자신의 경험과 함께 여러 전문 서적을 인용해 설득력 있게 썼다. 책을 읽다 보면 자신의 몸을 돌아보고 생활 방식과 식습관을 하나하나 따져보게 된다.

독자들은 “갱년기를 먼저 경험한 옆집 언니가 대비 방법을 도란도란 얘기해주는 것 같다”고 말한다. 그는 요즘 채소, 단백질 중심으로 하루 세 끼를 먹고 일주일에 한 번 원하는 음식을 마음껏 즐긴다. 운동은 일주일에 세 번, 산책은 한 번 한다. 운동과 산책하는 시간은 각각 한 시간 반 정도다. 일상에서도 몸을 많이 움직인다. 에스컬레이터는 타지 않는다. 지하철 환승역의 계단이 아무리 많아도 걸어서 올라간다. “나를 운동시켜주는구나”라고 반기면서.

“스쾃은 매일 200번 해요. 엉덩이가 커서 콤플렉스였는데 운동을 하니까 엉덩이가 위로 올라가 이른바 ‘애플 힙’이 됐어요. 다리도 길어 보이고요. 열심히 유지해야죠.(웃음)”

그는 뼈를 붙들고 있는 근육이 튼튼해야 뼈도 튼튼하고 체력도 근육에서 나오기에 재테크를 하듯이 근육을 키우는 ‘근육 테크’를 하라고 강조했다.

50세를 위해 3년간 부은 적금을 운동에 썼던 그는 60세를 위한 적금도 붓고 있다. 영어 배우기, K팝 댄스 등 새로운 분야를 떠올리면 가슴이 뛴다.

“50대는 나에게 집중할 수 있어서 도전하기 좋은 나이예요. 물론 어려운 시기도 중요한 삶의 조각들이고요. 인생은 즐거웠던 순간, 괴로웠던 순간의 그 모든 퍼즐이 없으면 완성되지 않는 것 같아요. 힘든 때가 오거나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운동을 해보세요. 생각이 바뀌고 일도 더 몰입해서 할 수 있답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50 우아한 근육#이민숙#피트니스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