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뜨거운 ‘세종 집값’ 오름세…8월 아파트값, 서울 신축 뛰어넘어

조윤경 기자 , 김준일 기자 입력 2020-09-01 17:18수정 2020-09-01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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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대전에 사는 30대 직장인 A 씨는 8월 초 세종시 4억 원 대 아파트를 가계약했지만 잔금일 직전 집주인에게 “계약금의 2배를 물어줄 테니 계약을 없던 일로 하자”는 통보를 받았다. A 씨는 “곧장 다른 매물을 수소문했는데 고작 몇 주 사이에 시세가 올라 가계약했던 아파트보다 1억 원 가까이 더 줘야 했다”고 했다.

행정수도 이전 논의로 촉발된 세종 집값 오름세가 여전히 뜨겁다. 1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8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세종시 주택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9.2% 상승했다. 세종시가 통계 집계 대상이 된 이래 최대 상승폭이다. 1~8월 누적 상승률은 총 34.11%에 이른다. 세종시 전셋값 역시 전월보다 7.11% 상승해 올해 총 24.3%가 올랐다. 이번 조사는 7월 14일~8월 10일 이뤄져 7월 말 불거졌던 행정수도 이전 논의의 영향이 그대로 반영됐다.

이미 세종 핵심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는 서울 외곽의 웬만한 신축 아파트 수준을 넘어섰다.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새롬동 새뜸마을11단지더샵힐스테이트아파트 전용85㎡은 7월 27일 11억 원에 매매됐다. 같은 크기 매물이 7일엔 9억3000만 원에 거래됐는데,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2억 원 가까이 올랐다. 호려울마을10단지중흥S클래스 110㎡은 지난달 3일 15억7000만 원에 거래됐다. 7월 9일에는 14억7000만원에 거래됐던 매물이었다. 보람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세종엔 공공기관 이전이나 교통망 등 향후 개발 호재가 많다”며 “투자자들이 앞으로 행정수도 이전 같은 이슈가 또 한 번 발생하면 지금보다 가격이 뛸 것으로 보는 듯 하다”고 전했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던 동네까지도 가격이 상승 중이다. 이른바 ‘고아종’(고운·아름·종촌동)으로 급행간선버스(BRT)와 거리가 멀고 대중교통 연결성이 떨어져 차 없이는 출퇴근이 불편한 지역이다. 하지만 최근 가격이 오르며 고운동 가락19단지동양파라곤아파트는 7월 15일 4억9500만 원에 거래됐던 전용 85㎡ 매물이 지난달 5일엔 5억5000만 원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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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시중에 유동성 자금이 넘쳐나는 시기엔 개발 호재가 있으면 집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며 “서울 가격 오름세가 다소 안정돼 보이지만 이는 거래 급감에 따른 것으로 정부가 가격을 잡았다고 할 수 없고, 세종이 아니라도 개발호재가 있는 지역에는 언제든 집값이 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여당은 부동산 시장 상황에 대해 낙관적인 견해를 내놨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감정원 발표에 따르면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아파트 매매 및 전세가가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감정원 기준으로 8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55% 올라 지난달(1.12%)보다는 상승폭이 크게 줄었다. 전국 기준으로도 지난달 0.89%에서 0.65%로 상승세는 다소 둔화됐다. 하지만 12·16부동산대책이 나온 직후인 이달 1월(전국 0.37%, 서울 0.45%)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이날 내년도 관련 예산을 증액해 주택가격 동향조사 월간조사 표본을 현재 2만8360채에서 2만9110채, 주간 표본은 9400채에서 내년 1만3720채, 상세조사 표본은 6600채에서 2만 1000채로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매년 표본 조정과 함께 표본수를 늘리고 있지만 이처럼 대폭 늘어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를 두고 감정원이 조사 표본 수가 민간 통계에 비해 적어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의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감정원은 미래통합당 추경호 의원에게 제출한 서면답변서에서 “세분화된 주택시장을 반영하고 규제지역의 지정 및 해제 등 정부 정책을 지원하기 위한 읍면동별 통계 작성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최소한 필요 표본 수는 월간 약 5만8500채로 예상되며 이를 위해서는 총 98억2000만 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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