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영업익 동반성장 외국계 기업, 투자·고용은 줄여…순익 80% 이상 배당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23일 17시 25분


코멘트
CEO스코어 홈페이지.
CEO스코어 홈페이지.
한국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성장했지만 투자와 고용은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순이익의 80% 이상을 해외 본사 등에 배당하는 고배당 정책을 유지하고 있었다.

23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500대 기업 중 외국계 기업 43곳의 실적, 투자, 고용 현황 등을 분석한 결과 투자액(3조4985억 원)은 전년대비 25.5% 줄고, 직원규모(8만6187명)는 4.3%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43개 기업 가운데 절반 이상인 29개 기업이 투자를 늘렸으나, 투자를 줄인 14개 기업의 축소 규모가 증가액을 웃돌았다. 2018년 투자액 상위 3개 기업이었던 에쓰오일, 코스트코코리아, 코닝정밀소재 모두 지난해 투자액이 감소했다. 에쓰오일의 경우 2018년 2조417억 원 규모였던 투자액이 지난해 8276억 원으로 59.5% 줄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2018년 5조 원 규모의 석유화학복합시설 투자가 마무리됐다. 지난해 투자액 감소는 기저효과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용에서는 16개 기업이 1188명을 늘렸지만, 19개 기업이 5102명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업황과 구조개편 등의 영향을 크게 받은 한국GM이 2018년 1만2424명에서 지난해 8914명으로 3510명(28.3%)의 직원을 줄였다.

반면 외국계 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동반 성장했다. 지난해 외국계 기업 43곳의 매출액 합계는 149조3328억 원, 영업이익 합계는 5조4179억 원으로 각각 전년대비 3.8%, 7.4% 증가했다. 때문에 국내에서 고수익을 거뒀지만, 투자와 고용 등의 사회적 기여는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국계 기업과 달리 국내 기업은 지난해 매출이 2.1% 줄고, 영업이익은 30.2% 감소하는 와중에도 투자액과 직원규모를 각각 1.8%, 1.7% 늘린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계 기업은 지난해 순이익의 80.7%를 배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순이익(3144억 원)의 두 배가 넘는 6550억 원을 배당해 208.3%로 가장 높은 배당성향을 보였다. 오비맥주(160.0%) 볼보그룹코리아(127.2%) 도레이첨단소재(110.7%)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100.0%) 한국토요타자동차(100.0%)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외국계 기업의 기부금 합계는 710억 원으로 전년대비 6.1% 증가했다. 에쓰오일이 가장 많은 194억 원을 기부했고, 라이나생명보험(122억 원)과 한국스탠다드차타트은행(111억 원)도 100억 원 이상 기부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