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2차 팬데믹’이 왜 ‘대구 1차 팬데믹’보다 위험한가

  • 뉴시스
  • 입력 2020년 8월 20일 17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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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땐 신천지 대구교회라는 공간-신도 특정돼 감염원 추적 관리
광화문 집회 참석자는 전국서 모인데다 숫자도, 신원도 '깜깜이'
방역당국 "광화문 집회 참석·방문 했다면 모두 검사 받는 수밖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팬데믹(새로운 질병이 세계적으로 대유행하는 현상)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1차(2~3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신천지라는 집단 감염의 근원지가 있었던 반면, 2차 대유행에서는 명확한 감염 근원지에 대한 추적이 어려워 불안감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사랑제일교회·광화문집회 2차 팬데믹 뇌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0일 낮 12시 기준으로 사랑제일교회와 관련해 교회 교인 및 접촉자를 대상으로 검사한 결과 53명이 추가로 확진돼 누적 확진자가 676명이라고 밝혔다.

이 교회와 관련한 집단감염은 다른 종교시설과 직장 등으로 번지면서 이날까지 총 13곳에서 ‘n차 전파’ 감염자 67명이 확인됐다.

교회와 관련된 확진자를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이 637명이고 비수도권이 39명이다.

서울 광화문에서 지난 15일 열린 대규모 집회와 관련, 전날 기준으로 8명이 더 늘어나 총 18명이 확진됐다.

지역별로는 경북이 5명으로 가장 많고 서울·경기가 각 4명, 부산 2명, 인천·충북·충남 각 1명이다. 연령대별로는 60대가 8명, 70대 이상이 5명, 50대 4명, 40대 1명이다.

특히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 집회가 2차 코로나19 집단감염의 새로운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당시 집회 참석자의 신원은 물론 정확한 참석 인원조차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일단 광화문 집회 참석자를 확인하기 위해 집회 당시 광화문 인근의 기지국 정보를 활용하고 행사 주최 측에 참석자 정보와 대절버스 탑승명단 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최근 2주간 집단발병이 68.1%를 차지하고 있고 조사 중인 사례가 14.7%로 높게 나타나고 있어 지역사회 확산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지역 코로나19 창궐 중심 ‘신천지’

대구지역의 코로나19 창궐의 시작은 신천지 대구교회였다.

대구의 코로나19 첫 확진자는 지난 2월18일 발생한 31번(61·여) 환자로 이 환자 역시 신천지 신도이다.

31번 환자가 발생한 후부터 신천지를 중심으로 대구지역의 확진자가 기하 급수적으로 늘었다. 확진자 60% 이상이 신천지 신도이기도 했다.

대구의 한마음아파트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들이 무더기로 발생했다.

한마음아파트에서는 지난 2월19일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날은 코로나19 슈퍼전파자로 분류된 31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다음날이기도 하다.

입주민 142명 중 66%인 94명이 신천지 교인이다.

신천지는 대구시와 방역당국의 역학조사에 필요한 교인명단을 누락하는 등 방해해 재판에 넘겨지도 했다. 이만희 신처지 총회장도 구속됐다.

대구지검은 지난달 13일 일부 교인을 누락시킨 명단을 대구시에 제출해 역학조사를 방해한 혐의로 신천지 대구교회 관계자 8명을 기소했다.

검찰은 범행을 주도한 신천지 대구교회 지파장, 기획부장 등 피의자 2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관계자 6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지난 19일 열린 첫 공판에서 신천지 대구교회 관리자 8명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이들에 대한 2차 공판은 오는 9월9일 대구지법 제11호 법정에서 열린다.

◇방역당국 조사 어렵다…‘감염자 한정 힘들어’

방역당국이 코로나19 역학조사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방역당국은 지난 2∼3월 신천지 대구교회, 부천 쿠팡물류센터 등의 사례에서 감염자를 한정하고 추적조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현재 이러한 방식을 쓰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광화문 집회에 불특정 다수가 참여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광화문 집회에는 전국 각지에서 다수가 참여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전국적인 유행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대구에서 1600여명, 대전에서 750여명, 울산에서 약 500명, 경북 포항에서 340여명, 전북에서 200여명 등이 참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세 버스별 지역은 경남 22대, 경북 12대, 전남 6대, 전북 4대, 충남 5대, 대전 및 세종 1대 등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지난 19일 브리핑에서 “광화문 집회 참석자 관련 전세버스 이용자 명단, 이동통신사 기지국 이용 명단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정확한 명단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어 “정확한 명단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확산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응해야 한다”며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다면 증상과 관계없이 즉시 가까운 선별진료소를 찾아가서 조속히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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