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훈련 한 번 못했지만’ 수원 침몰시킨 에드가, 그래서 킬러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20년 8월 4일 1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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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FC 에드가.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대구FC 에드가.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대구FC에게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하나원큐 K리그1(1부) 2020’ 14라운드 원정경기는 몹시 중요했다. 점차 과열되는 3위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승점 3점을 반드시 얻어야 했다. K리그는 정규리그 1~3위 팀이 FA컵 우승 팀과 다음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을 얻는다.

정말 치열하게 준비했다. 코칭스태프는 수원의 최근 경기영상을 수차례 돌려보며 전략을 구상했고, 선수들은 ‘맞춤형 전술’에 따라 혹독하게 훈련했다. 그런데 정작 실전에서 예기치 못한 변수가 터졌다. 전반 33분 중앙 미드필더 김선민이 레드카드를 받았다.

그런데도 대구는 잘 버텼다. 수적 열세의 원정 팀을 두들긴 수원의 집중력이 떨어진 후반 32분 이병근 감독대행이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브라질 스트라이커 에드가를 교체카드로 썼다. 그는 믿음에 100% 부응했다. 투입 10분 만에 결승골을 뽑았다. 승점 25가 된 대구는 다시 3위로 도약했다.

에드가의 투입은 의외였다. 최근 아킬레스건 염증으로 서울에서 치료에 전념해온 터였다. 이 기간, 필드훈련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조광래 사장과 이 대행은 논의 끝에 경기 엔트리(18명)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출전 자체보다는 기분 전환에 초점을 둔 결정이었다. “경기를 보면서 마음을 환기하라는 의도가 컸다. 출전해도 10~15분 정도 염두에 뒀다”고 이 대행은 설명했다. 물론 한 가지 더 있었다. 상대 벤치의 혼란 유도다. 듬직한 골잡이를 앉혀두는 것만으로도 부담을 줄 수 있다.

작전이 통했다. 모처럼 잔디를 밟고 에너지가 솟구친 에드가는 힘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수원 수비수 헨리를 몸으로 뚫고 돌파해 골 망을 흔들었다. 한 달여 만의 복귀전, 그것도 훈련 없이 시즌 4호골(2도움)을 터트린 장면은 에드가를 대구가 왜 그토록 애지중지하는 지를 보여줬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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