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인은 내장을 먹지 않는다?” 와인과 어울리는 요리 살펴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4일 13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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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해드릴 음식은 트리파 알라 로마냐. 로마식 소 내장스튜입니다. 주로 소의 첫 번째 위인 양(羘) 깃머리와 두 번째 위인 벌집 양을 사용하는데 지방이 거의 없고 단백질이 풍부해 보양식으로 많이 먹습니다. 우리가 즐겨먹는 내장탕과 비슷할 텐데 로마식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는 해도 비슷한 음식이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 전역에 넓게 퍼져 있습니다. 아무래도 부속 부위다보니 저렴해서 서민들이 주로 먹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비텔로 토나토
비텔로 토나토

많은 분들이 서양인은 내장류를 별로 먹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콩팥 염통 간을 비롯한 모든 부위를 광범위하게 먹을 뿐더러 조리법도 다양합니다. 어쩌면 이쪽 분야에서는 우리가 가장 소극적인 소비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현지 마트에 가면 깨끗하게 손질된 양을 많이 팔고 아예 토마토소스와 함께 조리한 반(半)제품도 냉동식품 코너에 가면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적당하게 간하고 입맛에 맞게 고추장을 풀면 꽤 근사한 내장요리가 됩니다. 프랑스 유학 시절 종종 해먹던 추억의 맛이죠.


서울 강남구 논현로에 있는 ‘와인북카페’는 광고업을 하던 와인 애호가 유경종 대표가 와인 관련 책을 출판하면서 2007년에 문을 열었습니다. 이름은 카페지만 웬만한 이탈리아 레스토랑보다 더 정통에 가까운 현지 요리를 선보여 맛집으로도 인기가 높죠. 2017년부터 매년 미국 ‘와인 스펙테이터’ 잡지가 선정하는 베스트 레스토랑에 꼽히고 있습니다. 트리파 알라 로마냐는 이 집의 대표 요리로 부드러우면서도 맛이 깊어 와인과 곁들여 먹기 좋습니다.

바쏘이오 디 프루티 디 마레
바쏘이오 디 프루티 디 마레

주재료인 양은 와인에 24시간 담가 잡스러운 냄새와 불순물을 제거한 뒤,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부드러워질 때까지 24시간 정도 충분히 끓여줍니다. 넉넉히 두른 올리브유에 마늘과 양파 당근을 볶다가 식감과 향을 도와줄 샐러리도 넣어 줍니다. 여기에 부드러워진 양을 넣어 볶습니다. 적당량의 화이트와인을 붓고 알코올이 날아갈 때쯤 토마토소스를 넣어 함께 끓여줍니다. 감칠맛 나는 풍미를 위해서 파마산 치즈와 페코리노 로마노 치즈를 올려서 마무리합니다.

곁들이는 와인은 폰테루톨리 끼안티 클라시코 2015를 권해드립니다. 산죠베제 품종에 메를로 품종이 살짝 더해져 한층 부드럽고 충만한 맛을 보여줍니다. 촉촉하면서 부드러운 양의 질감이 와인과 참 잘 어울립니다.

블랙트러플 감자뇨끼
블랙트러플 감자뇨끼

참치소스와 한우 1등급 홍두깨살을 얇게 저민 비텔로 토나토, 블랙 트러플을 얹은 피에몬테식 가는 생면 타야린, 블랙 트러플과 생크림이 들어간 고소한 감자 뇨끼, 다양한 해산물을 접시에 올린 바쏘이오 디 프루티도 함께 드셔보시기 바랍니다. 와인북카페의 대표적인 메뉴여서 추천해 드립니다.

이상황 배리와인 대표 wine@veraison.co.kr

와인북카페=서울 논현로149길 5 엔타시아빌딩 1층, 트리파 알라 로마냐 3만2000원, 비텔로 토나토 2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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