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봉 욕심 없었다” KT 소형준 선의의 거짓말, 이강철의 보호 원칙

최익래 기자 입력 2020-08-02 17:15수정 2020-08-02 17:50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KT 소형준. 스포츠동아DB
내심 데뷔 첫 완봉승에 대한 욕심은 있었지만 이를 티낼 수 없었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54)은 당장의 기록보다 선수의 미래를 먼저 생각했다. 소형준(19·KT)은 그렇게 또 한 걸음 더 성장했다.

소형준은 1일 수원 SK 와이번스전에 선발등판해 6.2이닝 3안타 5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5승(5패)째를 챙겼다. 6월 3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 이후 60일, 7경기만의 승리였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을 때 투구수는 75개. 남은 3이닝을 깔끔히 막으면 고졸신인 완봉승까지도 노려볼 만했다. 스코어도 9-0으로 넉넉했다. 하지만 이 감독은 2사 후 김재윤을 마운드에 올렸다. 이때 투구수는 80개.

소형준은 경기 후 “완봉에 대한 생각은 아예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이 감독이 들려준 얘기는 약간 달랐다. 더 던지고 싶어 하는 기색을 소형준에게서 느꼈다고 했다. 마운드를 내려온 뒤 “완봉하고 싶었나”라는 질문에 “예”라고 답한 소형준이 기특해 이 감독이 ‘빵’ 터지기도 했단다.

이 감독은 선수의 기록을 중시하는 지도자다. 그럼에도 소형준을 내린 것은 조금 더 먼 곳을 봤기 때문이다. 시즌 시작 전부터 올 시즌 소형준에게 120이닝 정도만 맡길 것을 천명한 바 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투구수가 많은 고졸신인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관리하겠다는 의지였다. 실제로 개막 직후부터 꾸준히 로테이션을 돌았으나 6월 27일부터 2주간 휴식을 취한 바 있다. 이 감독은 “(소)형준이가 휴식을 취한 뒤 자기 공에 대한 믿음이 생긴 것 같다. 일단 힘이 붙었다”며 “완봉보다는 이닝 관리가 더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소형준을 일찍 내린 덕에 김재윤(0.1이닝)~이창재~주권(이상 1이닝)을 테스트할 수 있었다. 시즌 초 불펜의 절대적인 숫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KT는 이제 질은 물론 양에서도 전력을 구축하게 됐다. 또한 소형준에게도 모처럼 승리를 챙기는 경기였는데 8~9회 힘이 떨어져 한두 점을 내주고 내려왔더라면 마음이 한결 무거웠을 터. KT와 소형준은 완봉승 대신 많은 것을 챙기는 하루였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관련기사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