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을 시험에 들게 했던 김윤식 선발투수 시험을 통과하다

김종건 기자 입력 2020-08-02 17:00수정 2020-08-02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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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윤식. 스포츠동아DB
LG 트윈스 류중일 감독이 평소 해왔던 말이 있다. “감독이 가장 힘든 상황은 우리 팀이 리드한 5회에 선발투수를 교체하는 것과 크게 앞선 경기가 뒤집히는 것이다.”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한화전에서 그런 상황이 나왔다. 팀 타선이 1회말 6점을 뽑아줘 넉넉한 리드를 안고 시작했지만 선발투수 김윤식은 7-0으로 앞선 5회초 5실점하며 강판 당했다. 승리투수 자격까지 2개의 아웃카운트가 모자랐다.

류 감독은 삼성 라이온즈를 지휘할 때 비슷한 결정을 한 차례 내렸다. 당시 선발투수 윤성환의 허리 이상으로 중간계투 정현욱을 선발로 투입했는데 5회에 투구 숫자가 90개를 넘어서자 팀이 앞섰는데도 교체했다. 이후 이우선이 등판해 만루 홈런을 맞고 역전패 당했다.

이번도 비슷했다. 차우찬의 어깨부상으로 루키 김윤식은 선발등판의 기회를 잡았다. 5회 노시환에게 3점 홈런을 허용한 뒤 안타와 연속 4구로 만루가 됐을 때가 교체 타이밍이었다. 류 감독도 2일 경기 시작에 앞서 “바꾸려면 김태균 타석에서 결정했어야 했지만 한 번 믿어보기로 했다. (김)윤식이가 내 인내를 테스트하는 것 같았다. 김태균을 잘 처리했으면 최진행 타석까지 계속 밀고가려고 했다”고 하루전 상황을 복기했다. 감독이 기회를 더 주려고 했던 건 투구 숫자에 여유가 있어서였다. “80~90개 사이에 바꾸려고 했는데 김태균 때가 80개 근처였다”다고 했다.

김윤식이 만든 시험대에서 감독은 인내심을 테스트 받았지만 결과는 해피엔딩이었다. LG는 5회 고비를 넘기고 9-6으로 이겼다. 김윤식은 감독의 선발테스트 기준을 넘어서는 합격점을 받았다. 류 감독은 “1~2회는 팔이 덜 풀렸는지 어깨가 잘 넘어오지 않았지만 3회부터 잘 넘어왔다. 테스트에 합격해서 다음 선발등판기회도 준다”고 말했다. 차우찬의 공백을 김윤식의 싱싱한 힘으로 넘겨보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는 류 감독은 “이제 프로 1년차로 대학교 1학년 나이다. 아프지만 않으면 2~3년 뒷면 훨씬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며 김윤식의 성장을 응원했다.

잠실|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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