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장비도 결국 사람이…軍 접경 경계대책 실효성 ‘의문’

뉴스1 입력 2020-08-02 16:25수정 2020-08-02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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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김모씨(24)의 이른바 ‘수영월북’ 사태로 군의 접경 경계 태세의 허점이 드러나면서 근본적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고조된다.

탈북민 한 명에 간파당할만큼 허술했다는 비판과 동시에 현실적 한계를 인정하고 보다 실효성 있는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달 31일 강화 지역 월북 사건 조사 결과 이번 김씨의 월북 사태는 최첨단 장비들도 결국 이를 운용하는 인력과 관리 여건에 따라 한계가 있음을 명백하게 재확인시켰다.


18일 새벽 김씨가 연미정 인근에 하차한 뒤 배수로에 들어가 강을 건너 북한 지역에 도착하기까지 열상감시장비(TOD) 등 우리 군이 접경에 도입한 최신 장비들에 수차례 포착됐지만 당시 경계 병력은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 배수로 내부에 설치돼있던 철봉과 철조망도 관리 부실로 무용지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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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태가 발생한 강화 월곳리는 북한과 직선거리로 약 5㎞ 정도 떨어져있으며 김포·강화 지역 경계 및 방어 임무를 맡고 있는 해병대 2사단이 관할한다. 해병 2사단의 주임무는 해안경계로 약 255km에 이르는 광활한 지역을 경계 범위로 하다보니 장병들의 피로도가 심한 지역으로 유명하다.

이러한 만성적 병력 부족 문제의 대안으로 2014년과 2017년 두 차례에 걸쳐 전방에 도입된 것이 TOD등 최신 감시장비들이다. 이러한 장비 도입으로 24시간 감시병에 의존해오던 경계 작전은 개념이 완전히 바뀌어 무인화하고 있다. 여기에는 갈수록 현역병 가용 자원이 부족한 우리 군의 현실이 반영돼있다.

그러나 감시장비의 한계는 지난해 강원도 삼척 북한 목선 입항 사건 때와 올해 충남 태안 목선 밀입국 사건 때도 이미 확인된 바 있다.

삼척항 북한 목선 입항 당시 해당 부대는 북한 소형 목선을 해안 감시레이더로 한 차례 포착했으나 ‘해면 반사파’로 오인해 식별하지 못했고, TOD는 먼바다를 주시하느라 항구 내로 진입한 목선을 보지 못했다. TOD의 경우 운용병이 수동으로 자기가 봐야 할 지점을 찍어 작전을 하기 때문에 결국 실전에서는 운용 인력의 인식과 판단이 핵심이다.

이후 1년만이었던 지난 5월 태안에 밀입국한 중국 선박도 해안레이더와 감시카메라, TOD 등 우리 군 감시장비에 총 13번이나 포착됐으나 당시 운용인력은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해 이를 놓쳤다.

그럼에도 이번 ‘수영 월북’ 경계 실패를 계기 군 당국이 내놓은 대책은 앞서 삼척항이나 태안 사건 당시 때의 반복 수준이어서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합참은 이번 사태의 후속 조치로 Δ전 부대 대상 수문·배수로 점검 Δ개폐식 등 경계 보강물 설치 Δ민간인 이동 통제 강화 Δ통합방위 작전 태세 강화 Δ감시장비 운용 여건 및 정신적 대비태세 보강 Δ감시 인원의 전문적 숙련도 향상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군 안팎에서는 접경 경계에 무인항공기(UAV)·드론 투입을 가속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실제 군 당국도 10월부터 해안 경계용 수직이착륙 드론을 시범운용할 예정이다. 해군도 무인 수상정을 운용해 해상 경계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계속된 경계 실패 사건을 통해 최첨단 장비에도 인력 등 운용 여건에 따라 한계가 있다는 점이 분명히 확인된 상황에서 이러한 대책이 실제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결국은 접경 지역 병력 증원과 부대 재배치 등 근본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김씨 월북 사태에 대해 일차적 책임을 진 해병2사단의 경우, 육군 보병사단보다 적은 병력으로 200km 이상의 해안선을 지키고 있다.

광활한 경계 범위로 만성적 인력 부족에 시달려 북측에서의 침투를 방어하는 것 외에 남측에서 넘어가는 월북을 막기까지는 현실적으로 임무가 너무 과중하다는 지적은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다.

통상 TOD 운용요원은 4교대가 원칙이지만 김씨 월북 당시에도 해병 2사단은 인력 부족으로 3교대 근무를 하고 있었다. 경계 실패에 대한 일차적 책임을 해병대 2사단에만 지우는 것이 과연 적절하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번 사태로 백경순 해병 2사단장이 보직해임됐으나 최진규 수도군단장은 엄중경고를 받는데 그쳤다. 동해안 삼척항 목선 사태 당시 육군 8군단장까지 보직해임했던 것과 대조된다.

또한 강화 지역 경계 작전 지휘계선은 해병 2사단→수도군단→지상작전사령부로 올라가며 해병대 사령부는 빠져있다. 그럼에도 이번 사태 문책에서 이승도 해병대사령관은 엄중경고를 받은 반면 남영신 지상작전사령관이 빠진 것도 논란이다.

경계 여건 조차 마련해 주지 못한 군 지휘부가 실효성 없는 대책과 꼬리 자르기성 문책만 반복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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