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윤희숙 비판했다가 역풍 맞자 “더 크게 성장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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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8월 2일 11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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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 News1 박세연 기자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 News1 박세연 기자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일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의 국회 발언을 비판했다가 역풍을 맞자 태도를 바꿨다.

박 의원은 전날 여당의 부동산 정책 강행을 비판한 윤 의원을 겨냥해 날을 세웠다가 외려 ‘지역감정을 유발했다’ 등의 비판을 받자 “윤 의원이 세종시 아파트 처분한 거 높이 평가한다”고 태도를 바꿨다.

“‘이상한 억양’ 없이 조리 있게 말을 하는 건 그쪽에서 귀한 사례”
박 의원은 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임대차 3법’을 비판한 윤 의원을 비난했다. “(윤 의원이) 평생 임차인인 것처럼 이미지를 가공했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윤 의원이) 임차인임을 강조했는데, 소위 ‘오리지널’은 아니다”면서 “국회 연설 직전까지 2주택 소유자이고 현재도 1주택 소유하면서 임대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이) ‘4년 뒤 (전세가 사라지고) 월세로 바뀔 것’이라고 걱정했는데, 임대인들이 그리 쉽게 거액의 전세금을 돌려주고 월세로 바꿀 수 있을까”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윤 의원이) 눈을 부라리지 않고 ‘이상한 억양’ 없이 조리 있게 말을 하는 건 그쪽(통합당)에서 귀한 사례”라고도 했다.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0회국회(임시회) 제7차 본회의에서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2020.7.30/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0회국회(임시회) 제7차 본회의에서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2020.7.30/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이상한 억양? 특정 지역 폄하” “다주택 소유자가 할 비난 아냐”
일각에선 이 같은 박 의원의 발언을 비판했다. ‘이상한 억양’이라는 표현은 지역감정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주택 소유자인 박 의원이 할 비난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통합당 황규환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박 의원이) 말씀한 ‘이상한 억양’이 무엇인지 명확히 하라”며 “특정 지역을 폄하하는 듯 들린다”고 비판했다.

이어 “임대인과 임차인을 편 가르기 하더니, 이제는 임차인끼리도 또다시 편을 가르는 모양”이라며 “편 가르기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장제원 의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저희 당 윤희숙 의원이 너무 뼈를 때리는 연설을 했나 보다”라며 “박 선배 답지 않은 논평을 하신다. 정치권에서 논리가 부족할 때, 가장 쉽게 쓰는 공격기술이 ‘메신저를 때려서 메시지에 물타기’ 인데, 그런 기술을 박 선배가 쓰는 건 좀 아니지 않나. 더군다나, ‘임대인’ ‘오리지널’ ‘가공’ 이런 공격적인 단어까지 쓰면서 말이다. 물론, 그 쪽 분들이 자주 즐겨 쓰는 기술”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많은 전문가들이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이 밀어붙인 ‘주택임대차 보호법’의 부작용을 지적하면서, ‘전세가 월세로 대거 전환되어 국민들의 주거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점을 가장 걱정하고 있지 않느냐”며 “부정만 하지 마시라. 윤희숙 의원이 그 문제를 너무도 차분하게 그리고 진정성을 담아 미사어구 없이 연설을 하다 보니, 국민들이 크게 공감하는 것 아닐까”라고 되물었다.

아울러 “정치권에 몸담지 않았던, 초선의원의 진정성 담긴 첫 연설을 여야를 떠나, 선배 의원으로서 격려해 주는 모습이 박범계 다운 모습이 아닐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며 “특히, 집권당으로서 법안의 일방 강행 통과로 빚어질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야당의 걱정을 경청하는 모습이 그래도 박 선배로부터 시작되길 바라본다”고 당부했다.

“특정 지역 사투리를 빗댄 표현 아냐” “더 크게 성장하길”
이 같은 비판에 대해 박 의원은 2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저는 2주택자에 1상가 소유자 맞다. 지금 처분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아내가 상속받은 것”이라며 “서울 서초동에 있던 아파트를 12년 (전) 대전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자마자 6억에 처분했다. 현재 시세 20억이다. 대전에서 쭉 전세 살다가 최근 아파트 마련했다. 그래서 2주택자가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야당의 지적을 경청하지 않고, 초선의원을 향해 비난만 했다는 비판에 대해선 “윤 의원이 세종시 아파트 처분한 거 높이 평가한다. 더 크게 성장하길 바란다”고 했다.

지역감정을 유발했다는 지적과 관련해선 “특정 지역 사투리를 빗댄 표현이 아니다”며 “정부 여당을 공격할 때 쓰는 격앙된 톤을 지적한 것인데 메시지와 관련 없고 적절치 않은 듯 해 지웠다”고 적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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