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별 안되는 레지오넬라·코로나19…“검사 확대·환기 필수”

뉴시스 입력 2020-08-02 07:25수정 2020-08-02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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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열·두통·인후통등 증상…"전문가도 구분 어려워"
건강한 성인, 레지오넬라증 가볍게 앓다가 낫기도
"광주 192번, 지병에 의한 발열로 감염 인지 못해"
"코로나19와 다른 질병 구분 위해 검사 확대해야"
"냉방병·레지오넬라 예방 위해 에어컨 관리·환기"
여름철을 맞아 ‘냉방병’과 ‘레지오넬라증’ 발병 사례가 늘어나는 가운데 두 질병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고 있어 코로나19 진단에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랜 기간 실내에서 에어컨 찬 바람을 오래 맞을 경우 나타나는 냉방병을 비롯해 레지오넬라균에 노출돼 발생하는 ‘레지오넬라증’도 코로나19 증상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요구된다.

여름철 냉방병과 레지오넬라증은 공통적으로 에어컨을 통해서 발생하는 질병이다. 냉방병은 보통 두통, 근육통 등을 비롯해 콧물과 기침, 인후통 등의 호흡기 증상, 설사 등 위장장애 증상이 주로 나타난다.


법정 감염병 3급인 레지오넬라증은 대형건물의 냉각탑수, 에어컨, 샤워기, 중증 호흡 치료기기, 수도꼭지, 분수, 분무기 등의 오염된 물 속 레지오넬라균이 비말(침방울) 형태로 인체에 흡입될 경우 발생한다. 에어컨 냉각수에 있던 레지오넬라균이 에어컨 바람을 통해 신체에 들어갈 경우 감염이 일어난다. 이후 잠복기 2~10일을 거쳐 두통, 근육통, 고열, 오한, 기침,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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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레지오넬라증 환자는 증가 추세로 여름철에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질병관리본부 감염병포털에 따르면 레지오넬라증 발생(의사환자 포함) 건수는 2015년 45건, 2016년 128건, 2017년 198건, 2018년 305건, 지난해 501건으로 늘어났다. 올해에도 195명이 레지오넬라증 증상을 보였다.

해마다 여름철(6~9월)에 환자 발생이 집중되고 있다. 2015년 9건에서 2016년 49건, 2017년 79건, 2018년 101건, 지난해 211건으로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에 가장 많은 환자 건수가 나온 달은 8월이다. 전체 501건 중 71건(14.2%)이 발생했다.

증상과 비슷해 레지오넬라증과 코로나19를 구별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증상이 발열, 인후통, 기침 등 호흡기 질환 외에 오한, 근육통, 두통, 후각·미각 소실 등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반인과 전문의들이 냉방병과 레지오넬라증, 코로나19를 구분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천은미 이화여자대학교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감염병인 레지오넬라증은 발열 증상과 기침, 숨이 차는 증상, 초기에 폐렴 증세가 나타날 수 있어 코로나19 초기 증상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특히 건강한 성인은 레지오넬라증을 가볍게 앓는 경우가 많다. 반면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 레지오넬라균에 감염될 경우 폐렴 등 중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이처럼 레지오넬라증은 코로나19 특성과 흡사하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일반인들은 감기 몸살, 미열(폰티악열), 인후통을 가볍게 앓고 증상이 완화된다”며 “고령자나 장기 이식환자, 암 환자, 스테로이드 복용자의 경우 레지오넬라균에 감염되면 폐렴 증세가 심하게 나타나 위태로울 수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와 다른 질병의 구별이 어려워지면서 코로나19 진단과 방역에도 어려움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 감염 이후 발열 증상이 나타났지만 이를 지병으로 인한 증상으로 인식해 방역망 밖에서 추가 감염이 일어난 사례도 있었다.

방역당국과 광주광역시 등에 따르면 광주 192번 환자인 50대 여성 A씨는 지난 14일 발열 증상으로 의료기관과 선별진료소를 찾았지만 평소 앓고 있던 지병 증상의 하나가 발열이었고 기존 확진자와 접촉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나 의심환자로 분류되지 않았다.

이후 A씨는 해열제 복용 뒤에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자 20일 선별진료소를 재방문했지만 검사를 받지 못했다. 이후 가족의 권유로 22일 중급병원을 방문해 실시한 진단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지병에 의한 발열로 인식한 A씨는 증상이 발현된 14일부터 22일까지 9일간 소규모 식사모임에 참석하는 등 일상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간 A씨의 가족과 지인 등 7명이 추가 감염됐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와 다른 질병들을 구별하기 위해선 진단검사를 확대 실시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증상이 무증상과 약한 호흡기 증상, 중증 등 증상 스펙트럼이 넓기 때문에 전문가들도 코로나19와 다른 질병의 증상을 단번에 구분하기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코로나19와 다른 질병을 쉽게 구분하기 위해 코로나19 검사를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한 사람의 경우 해열제를 복용해서 발열 증상이 완화된다면 코로나19가 아닐 수 있겠지만 해열제를 복용했는데도 발열 증세가 유지된다면 코로나19를 의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에어컨 작동 시 환기를 자주 하면서 에어컨도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천 교수는 “레지오넬라증의 경우 에어컨 필터, 탱크 등을 꼼꼼하게 청소하는 게 중요하다”며 “특히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 있는 곳에서는 에어컨을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더운 실외에 있다가 시원한 실내에 들어와 오래 머물 경우 혈관이 수축하면서 어지럼증이 나타나고 집중력이 저하되는 등 냉방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실내 온도와 실외 기온의 차이를 5도 이내로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도 “레지오넬라증은 에어컨 관리도 중요하지만 코로나19와 마찬가지로 환기가 기본”이라며 “밀폐·밀집·밀접을 뜻하는 ‘3밀’ 환경에서 발생하기 쉬운 에어로졸 등을 줄이려면 환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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