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이재명, 무공천 주장한 적 없다? 우린 환청 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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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7월 23일 09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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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도지사. 사진=뉴시스
원희룡 제주도지사. 사진=뉴시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내년 재·보궐선거와 관련해 “서울·부산시장 무공천을 주장한 바가 없다”라고 한 것을 두고 “국민을 바보로 아는가. 그럼 우린 환청을 들은 건가”라며 비판했다.

원 지사는 22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 지사를 겨냥해 “장사꾼도 신뢰를 위해서는 손실을 감수하는데 공당이 문서로 약속했으면 지켜야 한다더니 이틀 만에 정치적 이익을 위해 눈 하나 까딱하지 않고 말을 바꿨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20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내년 재보선 공천 여부 문제와 관련해 “장사꾼도 신뢰를 유지하려고 손실을 감수한다”, “아프고 손실이 크더라도 기본적인 약속을 지키는 게 맞다. 공천하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공당이 문서(당헌)로 규정했으면 그 약속을 지키는 게 맞다”고 당 분위기와는 다른 소신 발언을 했다.

이후 당내 논란이 확산하자 이 지사는 이틀 만인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무공천을 주장한 바가 없다고 사실상 말을 바꿨다. 그는 “어떤 현상에 대한 의견을 가지는 것과 이를 관철하기 위한 주장은 다르다”고 입장을 밝혔다. 무공천을 ‘주장’한 게 아니라 ’의견’을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당규를 통한 대국민 약속은 지켜져야 하지만 약속 파기가 불가피하다면 형식적 원칙에 매달려서도 안 된다”며 “다만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하고, 석고대죄 수준의 대국민 사과와 당규개정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원 지사는 “이 지사는 세 가지 큰 잘못을 했다”며 “첫째 말을 바꿨고, 둘째 중대한 잘못이 있다는 전제로 한 것인데 중대한 잘못이 없다면 책임질 일도 없다고 했고, 셋째 적폐 세력의 귀환을 허용하면 안 된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원 지사는 이어 “말 바꾼 거야 세상이 다 아는 일이고, 중대한 잘못이 없다는 건 명백히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며 “서울시장·부산시장 선거를 왜 다시 하는가? 적폐 세력의 귀환을 허용하면 안 된다니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어떻게 이렇게 뻔뻔할 수 있는가”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장사꾼의 신뢰 운운하던 사람이 같은 입으로 원칙을 버리고 현실을 택하자는 말을 할 수 있는가”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은 원칙 있는 패배가 원칙 없는 승리보다 낫다고 했는데 이 지사는 원칙 없는 패배의 길을 택했다”고 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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