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유입 급증에 지역사회 첫 2차감염…‘한국 가면 공짜 치료’ 얘기 돌기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17일 21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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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외국인 여행자들이 관계자의 안내를 받고 있다. 2020.7.17/뉴스1
1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외국인 여행자들이 관계자의 안내를 받고 있다. 2020.7.17/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가운데 국내 발생보다 해외 유입 비중이 눈에 띄게 많아진 가운데 해외 유입 확진자에 의한 지역사회 2차 감염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17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모두 60명인데 이 중 해외 유입이 39명이다. 6일 연속으로 해외 유입 사례가 더 많았다.

특히 이들 39명 모두 방역 강화 대상국으로 지정된 4개 나라(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이외의 국가에서 들어온 경우다. 방역 강화 대상국 대폭 확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방역당국은 20일부터 방역 강화 대상국을 6곳으로 늘리기로 한 상태다.

17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해외 유입 확진자에 의한 지역사회 2차 감염 사례가 3건 나왔다. 자가격리 중이던 입국자의 가족 1명이 감염됐고, 공항으로 입국자를 마중나갔던 1명도 확진됐다. 해외에서 들어온 확진자의 일상생활을 돕던 1명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해외 유입 확진자의 경우 공항 검역단계에서 대부분 걸러지고 2주간 격리도 되기 때문에 지역사회로의 추가 전파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17일 “(해외 유입 확진자들의 경우) 검역단계에서 50% 가까이 진단되고 있고 나머지는 입국 후 지역사회 (격리단계)에서 진단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해외 유입 확진자에 의한 지역사회 2차 감염이 확인된데다 최근 해외 유입 확진자 수가 급증해 안심할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본보 분석 결과 이달 들어 16일까지의 해외 유입 확진자 수는 421명이다. 이는 지난달 같은 기간(1~16일)의 112명에 비해 3.8배로 늘어난 수치다. 이달 5~11일 일주일간 전체 해외 입국 확진자(158명) 중 외국인은 116명으로 73.4%를 차지했다. 입국 후 자가 격리 기간에 격리 장소를 무단으로 이탈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경기 김포시에선 확진 판정을 받은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30대가 격리 기간에 음식점을 방문했다가 적발됐다. 이달 10일엔 미국에서 입국한 30대 한국인이 자가 격리 기간에 술집과 노래방, 편의점 등을 돌아다닌 혐의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국내에 거처가 없는 외국인들이 수용되는 임시생활시설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16일 오후 6시 기준 임시생활시설 3022개실 중 빈 자리는 660개실(21.8%)에 불과하다. 방역당국은 민간기업을 끌어들여 시설 확충에 나서고 있지만 시설이 들어설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해외 상황도 주의 깊게 살피고 있다. 방역당국이 13일부터 방역강화 대상으로 삼은 4개국 중 한 나라에서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국에 가면 임시생활 시설 비용만 내고 코로나19 치료를 공짜로 받을 수 있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방역당국도 이같은 내용을 파악하고 입국 검역 과정에서 해당 국가에서 들어오는 입국자들을 유심히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방글라데시에선 한 병원장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하지도 않고 허위의 음성 확인서 6000여 장을 발급하다 적발되는 일이 있었다. 일자리를 얻기 위해 외국으로 나가려는 현지 노동자들이 병원장에게 돈을 주고 가짜 음성 확인서를 산 것이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진단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고위험 국가들이 발표하는 코로나19 환자 통계를 믿으면 안 된다”며 “입국자들의 격리 상황을 모다 더 철저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이라크 현지에 남아 있는 한국인 근로자들을 이르면 다음 주부터 국내로 특별수송하기로 했다. 일부 근로자들이 귀국했지만 아직 800여 명이 이라크 현지에 남아 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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