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곤 무단 인용’ 논란 문학동네 “피해자에 사과…7만부, 수정본으로 교환”

  • 뉴시스
  • 입력 2020년 7월 17일 10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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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퀴어문학의 대표 소설가 김봉곤 작가가 자신의 단편소설 ‘그런 생활’에 지인과의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대화 내용을 상대방의 동의 없이 인용한 논란에 대해 출판사 ‘문학동네’가 사과하고 후속 조치를 약속했다.

문학동네는 16일 공식 홈페이지에 올린 입장문에서 소설 ‘그런 생활’에 실린 SNS 글의 ‘C누나’라고 밝힌 피해자에게 먼저 사과했다. “피해자의 아픔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지 못했다는 비판에 대해 깊이 숙고하고 있다”며 “피해자분께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어 독자들에게도 “문학상을 운영하고 수상 작품집을 출판하는 문학동네로서는 책임져야 할 마땅한 부분이 있다”며 “사안의 엄중함에 비해 그간의 대처가 소극적이었던 점에 대해 독자들에게 사과한다”고 말했다.

김 작가의 ‘그런 생활’은 성 소수자로서의 일상과 동성 연인과의 관계를 그린 작품으로 주인공은 출판편집자 ‘C누나’와 카카오톡을 통해 성적인 대화를 나누고 조언을 주고받는 내용이 담겼다. 이 소설은 올해 문학동네가 출간한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과 창비가 출간한 김 작가의 소설집 ‘시절과 기분’에도 수록됐다.

자신을 ‘그런 생활’의 ‘C누나’라고 밝힌 트위터 아이디 ‘다이섹슈얼’은 10일 트위터에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수상작 ‘그런 생활’에는 주인공 ‘봉곤’과 카카오톡으로 성적인 대화를 가감없이 나누고 조언을 하는 ‘C누나’라는 인물이 나온다”며 “C는 내 이름의 이니셜이고 ‘그런 생활’에 실린 ‘C누나’의 말은 내가 김봉곤 작가에게 보낸 카카오톡을 단 한 글자도 바꾸지 않고 그대로 옮겨 쓴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이섹슈얼’은 또한 “문학동네와 창비가 이 문제를 공문으로 받아 이미 알고 있다”며 “이 일이 김봉곤 작가 혼자 이행하기 힘든 일이라 판단해 출판사들에게 협조를 요청했다. 하지만 문학동네와 창비는 그를 출연시켜 책을 홍보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이에 문학동네는 이날 “피해자가 보내온 내용증명의 내용과 작가의 소명, 출판사의 조치에 대해 젊은작가상을 함께 수상한 수상작가들, 심사위원들과 자세히 공유하지 않았다는 지적과 초기에 책임감 있는 자세로 대처하지 않았다는 비판에 대해 아프게 반성한다”고 밝혔다.

문학동네는 이날 후속 조치로, 이후 출판되는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 소설 ‘그런 생활’의 내용 일부 수정 사실 명시와 수정되지 않은 5쇄까지의 판매분 7만 부에 대해 수정된 새로운 판본으로의 교환을 약속했다.

문학동네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살피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뼈아프게 돌아보겠다”먀 “이번 사안을 거울삼아 앞으로 작품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을 때 출판사의 윤리적 의무를 방기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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