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시대…비대면 진료 시동 거는 대형병원들

  • 뉴시스
  • 입력 2020년 7월 7일 12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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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생활치료센터서 비대면 진료 가능성 열어
서울아산병원, KT·현대로보틱스와 스마트병원 구축
정부도 '한국판 뉴딜' 통해 비대면 진료 확대 계획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대형 병원들을 중심으로 비대면 진료의 가능성을 열기 위한 시도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바이러스 감염 전파의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안전하고 효율적인 진료를 가능하게 하자는 취지다.

6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은 최근 문경 생활치료센터에서 환자의 진료 흐름 특성에 맞춘 첨단정보시스템 구축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대병원은 대구·경북지역의 코로나19 경증 환자 관리를 위해 지난 3월 5일부터 4월 9일까지 문경 생활치료센터를 운영하면서 첨단정보 감염병 관리 시스템의 효과와 편의성을 확인했다.

정보화실 김경환 교수팀은 웨어러블 장비를 도입해 생활치료센터에 입원 중인 환자의 심전도, 혈압, 산소포화도, 심박수, 호흡수 등을 측정하고 이런 데이터가 병원정보시스템에 실시간으로 공유되게 했다.

의료진은 모바일 앱을 통해 서울에서 문경에 있는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했다. 또 병원정보시스템 내 환자 현황판을 구축해 의료진이 한눈에 모든 환자의 상태를 동시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모바일 전자문진 시스템, 환자용 모바일 앱을 도입해 의료진의 업무 부담을 줄이면서도 환자와의 소통은 극대화해 효율적인 진료가 이뤄지도록 했다.

의료기관 간 정보 공유를 위한 클라우드 기반 의료영상 공유 플랫폼도 도입했다. 실제로 무증상 환자가 증상이 악화돼 지역병원으로 전원할 때 영상자료를 신속히 공유해 정확한 진료를 가능하게 했다.

이같은 시스템 구축을 통해 환자의 적절한 치료, 조기 진단·격리·치료에 이상적인 비대면 진료의 가능성을 엿봤다는게 서울대병원의 평가다. 병원 측은 의료서비스에 IT 기술을 발 빠르게 적용한 덕분에 감염병 대응에 상당한 효과를 거뒀다고 보고 있다.

정보화실 배예슬 교수는 “코로나19는 기존의 진료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며 ”감염병 전파를 최소화하며 환자를 안전하게 진료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정보화 기술을 활용하는 운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환 교수는 ”서울대병원이 생활치료센터에 도입한 선제적인 첨단 정보 감염병 관리 시스템은 전 세계적인 감염병 위기상황에서 의료와 4차 산업기술의 접목이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는 좋은 교훈을 준다“고 강조했다.

서울아산병원은 ICT 기업들과 손을 잡고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대응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서울아산병원은 지난달 30일 KT, 현대로보틱스와 스마트병원 솔루션 공동 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대로보틱스의 로봇 기반 자동화 설비 구축 역량과 KT의 5세대이동통신(5G) 클라우드 서비스, 인공지능(AI) 역량을 결합해 스마트병원 플랫폼과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병원은 병원 내 감염병 관리를 철저하게 하기 위한 ‘스마트 감염관리’ 시스템 개발에 착수하기로 했다. 병원이 보유하고 있는 국내 최대 의료 빅데이터와 로봇·ICT·AI 기술을 결합해 환자 출입 관리, ‘실시간 환자 동선 관리’, 선별 진료소와 일반 진료실을 연결하는 ‘언택트 감염 관리’ 등의 솔루션을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또 웨어러블 디바이스,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해 입원 환자의 건강 상태와 위치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최상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 환자관리’, 병원 물류 재고와 자산 관리를 자동화하는 ‘스마트 물류관리’ 프로젝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상도 서울아산병원장은 ”네트워크로 사람·사물·데이터 등 모든 것을 연결하는 초연결사회 흐름에 발맞춰 지속적으로 스마트 병원 시스템을 구축해 환자들에게 최상의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가장 안전한 병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도 총 100조원 이상이 투입되는 ‘한국판 뉴딜’ 사업을 통해 비대면 의료 인프라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영상 진료 인프라를 마련해 의사가 영상을 보며 처방할 수 있게 하는 원격진료 방안이 거론된다. 현재 일부 병원에서는 재외국민 등을 대상으로 한 비대면 진료 서비스가 임시 허용되고 있다.

다만 비대면 진료가 도입되면 상급 병원에 환자가 몰릴 수 있다는 의료 업계의 반발과 의료 영리화 논란이 있어 정부는 이를 중장기 과제로 설정하고 사회적 합의를 통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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