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글e글] 이순재 옛 매니저 “전 노동 착취라 생각하지 않았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0-06-30 13:43수정 2020-06-30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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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의혹을 제기한 김 씨 보다 앞서 매니저 일을 했다는 백 씨 주장
원로배우 이순재 씨(85)의 가족이 전 매니저를 상대로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이 씨 측이 부인하는 입장을 낸 가운데, 이 씨 측의 반박에 힘을 싣는 다른 전 매니저의 주장이 나왔다.

갑질 의혹을 제기한 김 모 씨보다 앞서 이순재 씨의 매니저 일을 했다고 주장한 백성보 씨는 30일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며 “전 이게 노동 착취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백 씨는 “저는 이순재 선생님의 매니저로 올해 4월까지 1년 6개월 동안 일한 백성보”라며 “SBS 8시 뉴스를 인터뷰 마지막에 거론된 배우 지망생인 이전 매니저가 바로 저인 것 같아 마음을 졸이다 글을 올려본다”고 말문을 열었다.


SBS는 전날 이 씨의 가족으로부터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한 김모 씨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그러면서 SBS는 이 씨의 전 매니저 중 한 명인 배우 지망생 A 씨의 말을 함께 전했다. A 씨는 “(이순재 가족이) 허드렛일까지 시키는 데 너무 악에 받쳤다”며 “꿈을 이용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백 씨는 이 같은 SBS의 보도에 대해 “전 (A 씨처럼) 그렇게 인터뷰를 하지 않았고, 다른 매니저 중 배우 지망생이 있었는지는 알지 못한다”며 “저는 이순재 선생님의 매니저로 일하며 값진 경험과 배움을 얻었다”고 이순재를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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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씨는 “제가 배우 지망생이었던 만큼 (이순재 선생님이)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셨고, 배우로써 작품에 임하실 때 자세를 곁에서 지켜보고 배울 수 있었다”며 “뿐만 아니라 한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받을 수 있을까에 대해 배울 수 있던 값진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그런 선생님께 누가 되고 싶지 않아 더 열심히 일을 했고, 사모님도 많이 예뻐해 주셨다. 연로하신 두 분만 생활 하시다보니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있었다”며 “인터넷 주문은 전혀 못하셔서 필요하신 물건을 주문해드리고 현금을 입금 받았고, 생수병이나 무거운 물건은 제가 당연히 옮겨드렸다”고 적었다.

백 씨는 이 씨 가족의 갑질 의혹이 자신의 행동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고 썼다. 백 씨는 “(이순재의) 집을 오가면서 분리수거를 가끔 해드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해달라고 하지 않으셔도 무거운 물건을 들어드릴 수밖에 (없다)”며 “전 이게 노동 착취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로한 두 분만이 사시는 곳에 젊은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일들은 도와드리고 싶었다. 지금 매니저에게 개인적인 일들을 부탁하셨다고 하는데, 이건 제 잘못인 것도 같다”며 “제가 먼저 필요한 거 있으시면 말씀하시라고 도와드렸던 것들이 있는데, 아마 그런 일들이지 아닐까 싶다”고 밝혔다.

백 씨는 매니저 일이 힘들어서 그만둔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백 씨는 “선생님과 함께 하는 게 좋았고 일을 그만두는 게 선생님께 너무 죄송했지만, 제가 어릴 때부터 가지고 있던 배우라는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와서 그만두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만두고 나서 선생님께서 약을 하나 주문해달라고 하시고 입금을 해주겠다고 하셨다. 그런데 입금이 너무 많이 돼서 전화로 여쭈니 그동안 고생 많았다고 하시며 열심히 준비하라고 응원도 아끼지 않으셨다”고 밝혔다.

백 씨는 이 씨의 인품을 칭찬하기도 했다. 백 씨는 “이순재 선생님께서는 누굴 머슴처럼 부리거나 부당하게 대우하실 분이 아니시다”며 “무뚝뚝하시지만 누구에게나 민폐가 되지 않으려고 노력하셨고 모범이 되기 위해 애쓰셨다”고 적었다.

백 씨는 이 씨와 김 씨가 오해를 풀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하며 글을 맺었다. 백 씨는 “생방송으로 뉴스를 보셨거나, 기사를 접해 선생님과 가족 분들의 오해는 풀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진심을 담아 새벽에 글을 작성했다”며 “제가 이런 글을 쓰는 게 전부겠지만 저희 선생님 정말 좋으신 분이다. 마지막까지 좋은 배우로서, 좋은 선생으로서, 좋은 인생 선배로서 좋은 일만 가득하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사진=SBS 갈무리


이순재 매니저 김 씨 “머슴 같은 생활”
SBS는 전날 이순재 씨의 매니저로 일하다가 최근 해고됐다고 주장한 김 씨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김 씨의 주장에 따르면 김 씨는 이 씨의 일정을 관리하고, 이동을 돕는 매니저로 알고 취업했다. 하지만 두 달 동안 이 씨 가족의 허드렛일까지 도맡아 하는 등 머슴 같은 생활을 했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매니저 업무 외에 이 씨의 자택 쓰레기를 버렸고, 배달된 생수통을 집 안으로 옮겼다고 주장했다. 이 씨 부인으로부터 “내 이야기가 법” 등의 막말도 들었다고 말했다.

또 김 씨는 두 달 동안 주말을 포함해 쉰 날이 단 5일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휴일·추가근무 수당은커녕 기본급 월 180만 원을 받은 게 전부라고 말했다.

이순재 측 “왜곡 편파 보도로 명예 손상…법적 대응”
소속사는 반박했다. 에스지웨이엔터테인먼트는 입장문을 통해 “29일 이순재 선생님과 관련한 SBS 보도내용은 많은 부분이 사실과 다르게 왜곡, 편파 보도됐다”며 “입장문을 현재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생님께서는 지난 60여 년간 배우로 활동하시면서 누구보다 연예계 모범이 되고 배우로서도 훌륭한 길을 걸어오셨다”며 갑질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아울러 “당사는 이 보도가 그동안 쌓아올린 선생님의 명예를 크게 손상시켰다고 보고 엄정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백성보 씨 인스타그램 글
저는 이순재 선생님의 매니저로 올해 4월까지 1년 6개월 동안 일한 백성보입니다. SBS 8시 뉴스를 인터뷰 마지막에 거론된 배우 지망생인 이전 매니저가 바로 저인 것 같아 마음을 졸이다 글을 올려봅니다. 하지만 전 그렇게 인터뷰를 하지 않았고 다른 매니저 중 배우 지망생이 있었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저는 이순재 선생님의 매니저로 일하며 값진 경험과 배움을 얻었습니다. 제가 배우 지망생이었던 만큼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셨고, 배우로써 작품에 임하실 때 자세를 곁에서 지켜보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한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받을 수 있을까에 대해 배울 수 있던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그런 선생님께 누가 되고 싶지 않아 더 열심히 일을 했고 사모님도 많이 예뻐해 주셨습니다. 연로하신 두 분만 생활 하시다보니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가끔 손녀, 손자가 집에 오긴 하지만요. 인터넷 주문은 전혀 못하셔서 필요하신 물건을 주문해드리고 현금을 입금 받았고, 생수병이나 무거운 물건은 제가 당연히 옮겨드렸습니다. 집을 오가면서 분리수거를 가끔 해드린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해달라고 하지 않으셔도 무거운 물건을 들어드릴 수밖에요. 하지만 전 이게 노동 착취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연로한 두 분만이 사시는 곳에 젊은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일들은 도와드리고 싶었습니다. 지금 매니저에게 개인적인 일들을 부탁하셨다고 하는데, 이건 제 잘못인 것도 같습니다. 제가 먼저 필요한 거 있으시면 말씀하시라고, 도와드렸던 것들이 있는데, 아마 그런 일들이지 아닐까 싶습니다. 선생님과 함께 하는 게 좋았고 일을 그만두는 게 선생님께 너무 죄송했지만, 제가 어릴 때부터 가지고 있던 배우라는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와서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그만두고 나서 선생님께서 약을 하나 주문해달라고 하시고 입금을 해주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입금이 너무 많이 돼서 전화로 여쭈니 그동안 고생 많았다고 하시며 열심히 준비하라고 응원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이순재 선생님께서는 누굴 머슴처럼 부리거나 부당하게 대우하실 분이 아니십니다. 무뚝뚝하시지만 누구에게나 민폐가 되지 않으려고 노력하셨고 모범이 되기 위해 애쓰셨습니다. 선생님의 매니저로 일하면서 많이 쉬지 못한 건 사실입니다. 선생님은 정말 스케줄이 많으십니다. 전 차에서 자거나 쉴 수 있지만, 선생님은 그러시지 못하셨거든요. 제가 운전하는 동안에도 대본을 보시고 항상 공부를 하셨습니다. 전 그런 선생님을 보면서 존경스러웠습니다. 이런 스케줄을 어떻게 소화하시는지 놀라웠고 늘 건강이 염려됐습니다. 생방송으로 뉴스를 보셨거나, 기사를 접해 선생님과 가족 분들의 오해는 풀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진심을 담아 새벽에 글을 작성했습니다. 솔직히 몇 분이 이 글을 볼지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이런 글을 쓰는 게 전부겠지만 저희 선생님 정말 좋으신 분입니다. 마지막까지 좋은 배우로서, 좋은 선생으로서, 좋은 인생 선배로서 좋은 일만 가득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백성보 올림-
이순재 소속사 공식입장
29일 이순재 선생님과 관련한 SBS 보도내용은 많은 부분이 사실과 다르게 왜곡, 편파보도됐습니다.

관련해 입장문을 현재 준비중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입장문을 통해 밝히겠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지난 60여년간 배우로 활동하시면서 누구보다 연예계 모범이 되고 배우로서도 훌륭한 길을 걸어오셨습니다. 당 사는 이 보도가 그동안 쌓아올린 선생님의 명예를 크게 손상시켰다고 보고 엄정한 법적 대응에 나서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배우 이순재 소속사 에스지웨이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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