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한 코로나 재확산 비상 美…“올 10월, 사망자 18만 명 될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25일 15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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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하루 기준 최고치인 3만6300명 이상 발생하면서 ‘2차 확산’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 서둘러 경제활동을 재개한 남서부 지역에서 환자가 쏟아지는 가운데 앞으로 석달 간 미국에서 6만 명이 더 사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NBC뉴스에 따르면 24일 미국의 신규 코로나19 환자가 3만6358명 발생해 종전 최대치인 4월 26일 3만 6285명을 넘어섰다. 59일 만에 ‘2차 정점’을 찍은 셈이다.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일부 주들이 봉쇄령을 풀고 경제 재개에 들어간 ‘메모리얼데이’(5월 25일) 연휴를 기점으로 남서부 지역의 재확산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인구가 많은 주에서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이날 캘리포니아주에서는 하루 최대치인 7149명의 신규 환자가 확인됐다. 텍사스, 플로리다주에서도 5000명이 넘는 환자가 쏟아졌다. CNBC에 따르면 22일 기준 미국의 7일 평균 신규 감염자 수는 1주일 전에 비해 30% 증가했다. 최소 26개 주에서 환자가 5% 이상 늘었다.

일부 지역의 병원 집중치료실(ICU)은 환자들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누적 환자가 10만9000명에 이르는 플로리다 주의 ICU 여유분은 21%로 떨어졌다. 애리조나주는 12%에 불과하다.

기업들도 다시 움츠러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이폰 제조회사인 애플은 코로나19 환자가 증가한 텍사스주 휴스턴의 애플스토어 7곳을 25일부터 닫기로 했다. 앞서 19일 애플은 애리조나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등 4개 주의 애플스토어 11곳의 영업을 중단했다. 디즈니는 7월 17일로 예정된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디즈니랜드 등 두 곳의 테마파크 재개장 일정을 연기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얼굴 가리개 착용 의무화 등의 조치로 확산세가 어느 정도 잡힌 뉴욕, 뉴저지, 코네티컷 등 3개주는 최근 남서부 ‘핫스폿’을 거친 방문자에게 25일부터 도착 이후 14일간 자가격리 조치를 명령했다. 앨라배마 아칸소 애리조나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워싱턴 텍사스 유타 등 9개주가 대상에 포함됐다. 3월 말 플로리다주가 뉴욕, 뉴저지주에서 온 방문객을 대상으로 자가격리 14일을 명령했지만 이제는 처지가 뒤바뀐 것이다.

미 워싱턴대 의대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는 미국의 재확산 추세가 8월말 경 시작해 9월에 악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현재 12만1870명인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10월1일 약 18만 명에 도달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다만 미국인 95%가 마스크를 착용한다면 사망자가 14만6000명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예측다.

이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뉴저지주 방문을 앞두고 자가격리 조치를 거부했다. 24일 CNN은 뉴저지, 뉴욕, 코네티컷 등 3개주는 핫스폿을 방문한 이들에게 2주 간 자가격리를 명령했했지만 백악관 측은 “대통령은 민간인이 아니다”라며 행정명령에 따르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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