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남도발 위협 속 美방문 이도훈, 이례적 ‘침묵 모드’…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21일 1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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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6.20 © News1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6.20 © News1
북한의 대남 도발과 위협 속에 한미 간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미국을 방문했던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귀국 후에도 이례적으로 침묵 모드를 이어가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본부장은 미 워싱턴 덜레스 공항으로 출국하면서 방미 성과와 면담 인사들을 묻는 취재진에게 “죄송하다”며 답변을 피했다. 2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뒤에도 한미연합훈련, 대북 제재 완화, 한미워킹그룹 운영 등 미국 측과 논의 내용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지만 일절 답변하지 않았다.

정부는 이 본부장의 미국 방문 시기부터 논의 내용까지 비공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일단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북한의 추가 도발 등을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외부 동선 노출을 극도로 피한 이 본부장은 카운터파트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과도 국무부 밖에서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한미, 북핵협상, 남북 관계 등 거의 모든 주제들을 폭넓게 다룬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한미 수석대표 간에 대북제재 완화나 해제를 논의했을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구체적인 대화가 오갈 상황은 아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더 많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지금 대북제재 해제를 위한 협상에 나설 만큼 시간이 많지 않다”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섣불리 제재 해제 이야기를 꺼냈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 피츠패트릭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 워싱턴 사무소장도 “한국이 완전히 굴복해 북한을 지원하면 긴장이 줄어들겠지만, 아무도 북한을 그렇게 달래라고 권고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제재 해제는 논의 테이블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미국의 소리(VOA)가 20일 보도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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