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 못한 한화, 21세기 최초 17연패 ‘불명예’

  • 뉴시스
  • 입력 2020년 6월 11일 22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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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SK전 더블헤더 싹쓸이
선두 NC는 두산에 위닝 시리즈
KT는 6연패 탈출

백약이 무효다. 감독 사퇴도, 선수단의 대거 교체도 안 통했다.

한화 이글스가 또 졌다.

한화는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쏠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0-5로 패했다.

지난달 23일 창원 NC 다이노스전부터 시작된 연패 기록은 마침내 17경기로 늘었다.

17연패는 지금은 사라진 쌍방울 레이더스가 1999년 8월25일부터 10월5일까지 기록한 역대 한국 프로야구 최다 연패 공동 2위에 해당한다.

21세기 들어 17연패 이상을 당한 팀은 한화가 유일하다.

프로야구 39년 역사에서 한화보다 연속으로 많이 패한 팀은 삼미 슈퍼스타즈 뿐이다. 한국 프로야구 최약체의 대명사로 통하는 삼미는 1985년 3월31일부터 4월29일까지 18연패를 당했다.

한화는 앞으로 한 경기만 더 지면 삼미의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두 경기를 지면 삼미를 넘어 역대 최다 연패팀의 불명예를 떠안게 된다.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1회초 한화는 1사 만루 찬스를 맞이했다. 최소한 희생타만 나와도 주도권을 쥔 채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최인호와 노시환이 각각 삼진과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면서 한화는 득점에 실패했다.

롯데는 1회말 한화 선발 장민재를 공략해 가볍게 2점을 뽑았다. 1사 후 전준우와 안치홍의 연속 2루타로 1점을 올린 뒤 2사 2루에서 오윤석의 적시타로 2-0을 만들었다.

한화 타선은 2회에도 힘을 냈다. 노태형과 최재훈이 안타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해 무사 1,2루가 차려졌다. 박한결의 보내기 번트가 포수 파울 플라이로 연결되면서 흐름이 끊기는 듯 했지만 정은원이 서준원에게 볼넷을 골라내 또 다시 베이스를 모두 채웠다.

이번에도 한화가 기대했던 적시타는 없었다. 정진호의 투수 땅볼 때 3루 주자 노태형이 홈에서 아웃됐다. 계속된 2사 만루에서 이용규의 타구는 1루수 파울 플라이에 그쳤다.

4회에는 세 번째 만루 기회가 한화를 찾아왔다. 안타 두 개와 희생번트, 볼넷으로 다시 한 번 롯데를 압박했다. 타석에 들어선 이는 정진호.

정진호의 타구는 1루수 이대호에게 향했다. 롯데는 1루수-포수-1루수로 이어지는 더블 플레이를 시도했다. 이대호의 송구를 받은 포수 지성준이 다시 던진 공이 정진호의 몸에 맞고 뒤로 흘렀다.

한화가 만회점을 뽑는 듯 했지만 1루심은 정진호의 수비 방해를 선언했다. 정진호가 라인 안쪽으로 뛰며 송구 방해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최원호 감독대행이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규정대로 정진호가 아웃처리 되면서 한화의 득점은 없던 일이 됐다.

세 번의 만루 기회를 놓친 한화에 흐름을 바꿀 힘은 남아있지 않았다. 선발 장민재를 3회에 내린 뒤 김범수, 박상원, 황영국에 마무리 정우람까지 6회에 투입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지만 타선이 응답하지 않았다.

서준원이 5이닝 무실점으로 물러난 뒤 불펜을 가동한 롯데는 오현택, 구승민, 박진형을 차례로 올려 이닝을 지웠다. 8회에는 손아섭의 내야땅볼 때 5점째를 올려 쐐기를 박았다.

롯데는 시즌 최다인 6연승으로 17승15패가 됐다. 서준원은 시즌 3승째(1패)를 올렸다.

한화는 12일부터 두산 베어스와 안방에서 주말 3연전을 갖는다.

LG 트윈스는 SK 와이번스와의 더블헤더를 쓸어담았다.

오후 3시 시작한 1차전에서 3-1 승리를 챙긴 LG는 2차전에서 4-3으로 이겼다. 하루에만 2승을 추가한 LG는 20승12패로 두산 베어스와 공동 2위에 자리했다.

2017년과 2018년 SK에서 뛰었던 LG 포수 이성우는 3-3으로 팽팽히 맞선 7회말 솔로 홈런으로 친정팀을 울렸다.

LG 선발 임찬규는 6이닝 3실점의 퀄리티 스타트로 연승의 디딤돌을 놨다. 6회 2사 후 등판해 공 3개로 아웃카운트 1개를 잡은 김대현이 행운의 승리투수가 됐다.

SK는 더블헤더 2경기를 모두 빼앗겼다. 홈런포를 앞세워 중반까지 앞섰지만 뒷심에서 밀렸다. SK는 11승21패로 다시 9위가 됐다.

1-3으로 끌려가던 6회말 LG의 중심 타선이 힘을 냈다. 1사 후 김현수가 2루타로 물꼬를 트자 채은성이 6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냈다.

이어 등장한 라모스는 김태훈의 초구를 노려 우측 담장까지 굴러가는 2루타로 연결, 주자 2명을 모두 불러들였다. 1차전에서 결정적인 홈런을 때렸던 라모스는 2차전에서도 제 몫을 했다.

7회에는 이성우가 LG에 리드를 안겼다. 정영일의 5구째를 노려 솔로 아치를 그려냈다. 이성우의 타구는 SK 좌익수 최지훈의 글러브를 스친 뒤 홈런으로 연결됐다. 비디오 판독에도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LG 마무리 송은범은 9회 마지막 수비에서 선두타자를 출루시켰지만 후속 세 타자를 범타로 처리, 승리를 지켰다.

삼성 라이온즈는 키움 히어로즈의 추격을 6-3으로 뿌리치고 위닝 시리즈를 달성했다. 7위 삼성은 15승18패로 5할 승률에 3승차로 다가섰다.

삼성 선발 김대우는 5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버텨 승리투수가 됐다. 9번째 등판에서 챙긴 시즌 마수걸이 승리다.

삼성은 0-1로 뒤진 2회말 이학주의 솔로포와 박해인의 투런포로 역전에 성공했다. 박해민의 홈런으로 삼성은 역대 최초 4700홈런의 금자탑을 쌓았다.

3회초 2사 1,2루에서 나온 우익수 박승규의 그림같은 다이빙 캐치로 기세를 올린 삼성은 5회 구자욱의 2점 홈런 등으로 3점을 추가, 6-1로 달아났다.

삼성은 6회 2점을 빼앗겼지만 7회부터 최지광-김윤수-우규민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를 가동해 경기를 끝냈다.

키움은 믿었던 최원태가 5이닝 동안 피홈런 3개로 6실점해 동력을 잃었다. 18승15패로 4위다.

선두 NC 다이노스는 두산 베어스를 7-5로 울렸다. 2-1의 근소한 리드를 유지하던 5회말 2사 1루에서 양의지가 좌익수 방면 2루타로 1루 주자 나성범의 득점을 이끌어냈다.

계속된 2사 2루에서는 타격 1위 강진성이 이영하로부터 2점 홈런을 뽑아냈다. NC는 6회에도 이영하를 연속 4안타로 공략해 2점을 추가, 7-2까지 격차를 벌렸다. 8회 정수빈에게 3점 홈런을 맞았지만 승패에는 지장이 없었다.

NC는 가장 먼저 25승(7패) 고지를 점령했다. 공동 2위 두산, LG와 5경기차다. 5이닝 6피안타 2실점으로 버틴 NC 선발 라이트는 타선의 도움 속에 시즌 5승째(1패)를 거뒀다. 이영하는 5⅔이닝 14피안타 7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31개(KT 16개·KIA 15개)의 안타가 터진 수원경기에서는 홈팀 KT 위즈가 KIA 타이거즈를 13-8로 누르고 6연패에서 벗어났다. 12승20패로 SK를 끌어내리고 8위를 탈환했다.

KT는 3회부터 5회까지 내리 4점씩을 뽑으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유한준(4타수 3안타)과 로하스(5타수 3안타), 장성우(5타수 1안타)가 모두 3타점 경기를 펼쳤고 최근 부상을 털고 돌아온 강백호도 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3득점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KT 선발 김민수는 5이닝 3실점으로 뒤늦은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KIA 선발 이민우는 3⅓이닝 8실점(7자책점)으로 일찌감치 무너졌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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