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퍼드-버클리대 연구팀, 유전자 가위로 코로나 바이러스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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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6월 8일 14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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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가위 모식도.  News1
유전자 가위 모식도. News1
미국 연구팀이 유전자 편집 기술인 크리스퍼 유전자가위(CRISPR) 기술을 활용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치료법을 공개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스탠퍼드대와 로렌스버클리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적용해 코로나19 바이러스 복제를 90%까지 억제했다고 밝혔다.

스탠퍼드 대학 연구진은 당초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을 활용해 독감 바이러스를 무력화 시키는 ‘팩맨(PAC-MAN)’ 기술 플랫폼을 연구 중이었으나 올해 코로나19로 연구방향을 전환했다.

팩맨(PAC-MAN)은 가이드RNA와 캐스13를 활용한 크리스퍼-캐스13 유전자가위로 코로나19 유전자의 특정 염기서열을 파괴해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중화시킨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목표한 유전자를 자르는 가위 역할의 ‘효소’와 이 효소를 표적 유전자 염기서열로 이끄는 ‘가이드RNA’ 부분으로 구성된다. 세포의 유전자 염기서열 중 특정 부위를 잘라 내거나 다른 유전자로 교체하는 기술이다.

유전자가위에 쓰이는 효소는 캐스9(Cas9), 캐스12, 또는 캐스13 등이 활용되는데 그중 캐스13은 DNA가 아닌 RNA를 자르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크리스퍼-캐스13 가위를 활용해 RNA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키는 부분을 제거해 감염 능력을 없애는 원리다.

스탠퍼드 연구팀은 지난달 4월 20일 국제 학술지 ‘셀(Cell)’에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활용해 코로나19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기술을 개발해 발표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가장 큰 폐에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다.

이후 연구팀은 DNA와 RNA를 세포에 전달할 수 있는 합성 펩타이드인 ‘리피토이드(lipitoid)’를 연구 중인 버클리와 손을 잡았다.

버클리에서 연구 중인 리피토이드는 신체에 독성이 없으며 바이러스 크기의 10억분의 1미터인 작은 나노 입자로 캡슐화해 DNA 및 RNA의 뉴클레오타이드를 전달할 수 있다.

공동 연구팀은 이후 팩맨에 리피토이드를 적용해 폐세포에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전달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무력화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한 것이다.

4월 말 연구원들은 리피토이드에 팩맨을 실어 인간 상피 폐세포 샘플에서 시험한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90%가 감소했다. 현재 팩맨 기술은 뉴욕대학 그리고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와 함께 동물시험을 계획 중이다.

연구팀은 팩맨 기술을 효과적으로 표적에 전달할 수 있는 리피토이드 기술을 결합해 향후 다른 감염성을 지닌 신종 바이러스 변종에도 대항할 수 있는 전략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연구팀은 논문에서 “크리스퍼-캐스13 기술은 코로나19뿐 아니라 H1N1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인간의 폐 상피세포에서도 바이러스 양을 낮췄다”며 “인플루엔자 퇴치에도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코로나19 치료 뿐 아니라 진단에도 활용되고 있다.

지난 5월 셜록바이오사이언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을 적용한 코로나19 진단기기를 긴급승인 받았다. 이 기기 또한 코로나19의 고유 RNA 염기 서열을 식별하기 위해 크리스퍼-캐스13을 활용하고 있다.

또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코로나19 외 다른 바이러스 제거에도 적용 중이다.

지난해 7월에는 미국 바이오기업인 익시전 바이오테라퓨틱스가 미국 템플대학으로부터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와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를 활용해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를 제거하는 기술을 이전받아 연구를 진행 중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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