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질 게 터졌다”…대학가 온라인시험 부정행위 만연 ‘어쩌나’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2일 17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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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질 게 터졌다.”

인하대 의대에서 온라인으로 치러진 시험에서 2학년 41명과 1학년 50명이 집단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1일 밝혀진 뒤 대학가가 들썩이고 있다. 학생들은 “인하대는 가담자가 많다보니 말이 새나갔을 뿐”이라며 “여러 대학에 부정행위가 만연해있다”고 입을 모았다.

대학가 온라인 게시판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비대면 시험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과 “기말고사라도 대면 시험으로 공정하게 치르자”는 측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2일 서울의 한 사립대 공대에 다니는 최모 씨(24·여)는 “솔직히 ‘커닝’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우리 학교도 중간고사 때 비대면 온라인 시험에서 부정행위가 많았던 걸로 안다”며 “기말고사도 이렇게 치르면 한 학기 성적이 통째로 비양심적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최근 수도권에서 다시 코로나19가 확산되자 당초 예정됐던 대면 시험도 취소하는 경우도 나왔다. 한양대의 한 단과대 전공수업은 지난달 31일 대면 방식으로 치르려 했던 기말시험을 비대면으로 전환했다. 담당교수는 “쿠팡부천물류센터 등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해 아무래도 우려가 크다. 지금은 뭣보다 학생의 건강 보호가 최우선”이라 했다.

같은 날 경기 용인에 있는 가천대에선 실제로 대면시험을 치렀던 학생 2명이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 수업을 듣고 있는 A 씨(21)는 “그렇다고 다시 온라인 시험을 치르면 경쟁하듯 부정행위를 저지를 것”이라고 걱정했다.

인하대말고도 비대면 시험에서 부정행위가 적발되거나 신고가 접수된 사례는 적지 않다. 서강대에선 수학과 재학생들이 한 장소에서 온라인 중간고사 문제를 나눠 풀고 정답을 공유했다가 최근 적발됐다. 이들의 성적은 2일 전원 무효 처리됐다. 서울대에서도 한 학생이 온라인 시험을 치르며 문제와 관련된 파일을 내려받았다가 걸려 재시험이 결정됐다.

그렇다고 대면 시험을 강행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성균관대에 다니는 유모 씨(27·여)는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채용이 줄어든 마당에 면접까지 준비해야하는 취업준비생들로선 분명히 감염 우려가 있는 대면시험까지 치르라는 건 심하다”며 “코로나19 확진세가 좀 가라앉고 나서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했다.

한성희 기자 che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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