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생보 전화영업 대리점 8명 집단감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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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확산 비상]서울 중구… 감염경로 안 밝혀져
건물직원 2000여명 전수조사 예정

100명 이상이 근무하는 보험사 전화영업 대리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나왔다. 대리점 직원들은 업무에서 주로 전화를 사용해 비말(침방울)을 통한 추가 감염이 우려됐다.

28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서울 중구 센트럴플레이스 7층 KB생명보험 전화 영업 대리점에서 직원 8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첫 확진자는 보험설계사 A 씨(21·여)로 26일 인후통과 근육통 등의 증상이 처음 나타났다. A 씨는 이날 오전 근무만 마치고 퇴근해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고 양성 판정을 받아 서남병원으로 이송됐다. 감염 경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후 A 씨와 같은 사무실에서 일한 직원 116명에 대해 자가 격리 조치 및 검사가 진행됐고 직원 7명이 추가 감염됐다.

A 씨 등 직원 116명은 사무실에서 가까이 붙어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무실 책상의 가로 길이는 120cm가량으로 앞과 옆에는 높이 60cm가량의 칸막이가 설치돼 있다. 책상은 대여섯 개씩 붙어 있었고 앞쪽 책상과 마주보는 구조다. 10∼12명의 책상이 한 조를 이뤄 근무하는 셈이다.

올 3월 서울 구로구 콜센터에서 다수 확진이 발생한 뒤 KB생명보험은 ‘한 칸 띄어 앉기’를 실시했으나 이달 들어 이를 해제했다. 정부의 방침이 ‘사회적 거리 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 두기(생활방역)’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한 칸 띄어 앉기를 실시했을 때는 옆 직원과의 거리가 2.4m가량 떨어졌으나 이를 시행하지 않자 간격이 약 1.2m로 줄어들었다. KB생명보험 관계자는 “대리점 공간이 협소하다 보니 생활방역으로 전환한 뒤 일상적인 근무 체제로 복귀했다”고 말했다.

확진자가 발생한 곳은 보험설계사들이 필요에 따라 출근해 근무하는 ‘전화 영업 대리점’이다. 마케팅, 고객 서비스 등을 하는 콜센터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구로 콜센터 확진 이후 서울시의 콜센터 전수조사 및 현장 점검 대상에서는 빠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생명보험협회 등의 협조를 얻어 텔레마케팅이나 고객 상담 업무를 담당하는 곳을 콜센터로 분류했다. 전화 영업 대리점은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다만 6개 금융기관협회를 통해 해당 대리점에도 방역지침 등을 전달했고 기초 확인 결과 방역지침이 현장에서 준수됐다”고 말했다.

센트럴플레이스 건물 7층은 2주간 폐쇄된다. KB생명은 추후 경과를 보고 폐쇄 연장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방역당국은 추가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센트럴플레이스 건물에 근무하는 전체 직원 2000여 명에 대해서도 검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김하경 whatsup@donga.com·김동혁·홍석호 기자
#코로나19#kb생보#집단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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